하나금융경영연구소 "국내銀, 핀테크기업에 中企대출 뺏길 수도"

국내 시중은행이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하면 핀테크 기업에 중소기업 대출시장을 빼앗길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14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미국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비중은 2004년 34.8%로 최고점을 찍은 후 감소세로 돌아서 작년에는 20.8%까지 떨어졌다. 반면 핀테크 기업의 지난해 중소기업 대출은 전년보다 50% 증가한 120억달러를 기록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 조사에 따르면 작년 상반기 동안 대출을 희망한 중소기업의 20%가 핀테크 기업에 온라인 대출을 신청했다.
안성학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이 같은 핀테크 기업의 성과가 "기존 은행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중소기업 대출을 엄격히 제한한 반면 핀테크 기업은 정보통신(IT)을 기반으로 대출 기법을 발전시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표적 예로 미국 핀테크 기업인 비즈투크레디트(Biz2Credit)는 개인 신용점수와 총부채상환비율(DTI), 매출액, 현금흐름, 대출상환 기록 등의 변수를 수집 분석해 0~100점을 부여하는 대출기법을 개발했다.
정보를 제공한 중소기업에 대출할 때 우대 혜택을 주면서 기업 정보를 축적한 비즈투크레디트는 이런 축적된 정보를 통해 중소기업에 대한 리스크 관리를 해 나갔다.
안 연구원은 "핀테크 기업은 IT기술을 바탕으로 온라인, 특히 모바일을 자금조달 창구로 활용하면서 중소기업 대출 수요에 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중소기업 대출에서 정보 부족이 대출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며 "국내 은행도 핀테크 기업의 대출기법을 도입해 중소기업 대출을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내 시중은행에 미국 핀테크 기업의 대출기법 도입을 강조한 셈이다.
한편 한국은행이 최근 발간한 '2014년도 금융 정보화 추진 현황'에 따르면 금융사 IT 담당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지난해 가장 중요한 현안으로 전체 조사 업체의 72.4%가 '금융과 IT기술을 활용한 핀테크 출현'을 꼽았다.
올해 금융 IT 전망 관련 현안에서도 59.7%가 '핀테크 관련 융합서비스 모델 확대'라고 답했다.
[김덕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