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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9일과 20일 코스피시장에서 공매도 금액은 각각 5270억원, 4463억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수치는 지난달 코스피 하루 평균 공매도 금액인 3679억원을 크게 웃도는 수치로 그만큼 시장 불안감이 커졌음을 의미한다. 공매도는 특정 기업 주가가 내려갈 것으로 예상하고 주식을 빌려와 팔았다가 주가가 하락하면 다시 매입해 빌린 주식을 갚고 그 차익을 챙기는 매매기법이다. 공매도 금액이 커질수록 그만큼 하락장을 예상하고 차익을 노리는 이들이 늘었다는 것을 뜻한다. 일부 개인투자자들은 기관과 외국인의 공매도가 하락장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불만을 제기하기도 한다.
코스피 월별 일평균 공매도 금액을 보면 하반기로 갈수록 시장 불안감이 커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난 1월 코스피시장에서 2442억원을 기록했던 일평균 공매도 금액은 6월 3226억원을 기록하며 3000억원대를 넘었고, 이달에는 3825억원(20일까지 기준)을 기록 중이다. 특히 이달 들어서는 3000억원 밑으로 내려간 적이 단 이틀뿐일 정도로 공매도 금액이 늘고 있다.
코스닥시장도 마찬가지다. 지난 1월 415억원을 기록했던 일평균 공매도 금액은 이달에는 753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연초 중소형주 위주의 장세가 펼쳐지며 코스닥지수가 급상승했다가 최근 글로벌시장 불안으로 지수가 급락하고 있는 게 큰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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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공매도가 많은 개별 종목을 살펴보면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시장 대표종목들이 많다. 이 같은 상황은 개별 기업들의 실적 전망이 불투명한 이유도 있지만 전체 한국 주식시장에 대한 불신이 반영된 만큼 공매도가 많은 종목 중 실적 전망이 좋은 종목들은 선별해서 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이 재상승하게 되면 이들 종목이 가장 먼저 수혜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주식시장이 하락하기 시작했던 지난 17일부터 20일까지 공매도 금액이 가장 큰 주식은 삼성전자다. 4거래일 동안 1445억원의 공매도 금액을 기록했고, 주가가 2.03% 상승했던 19일에는 공매도 금액이 589억원이나 됐다. 반등 추세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고 볼 수 있다. 이세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하반기 전략폰으로 갤럭시노트5를 출시했지만 애플도 9월 신제품을 발표할 것으로 보여 프리미엄 시장 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며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 전망을 6조6000억원에서 6조4000억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삼성전자에 이어 SK하이닉스도 같은 기간 1186억원이 공매도로 나와 불안감을 더했다. 하지만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46조원에 달하는
코스닥 종목 중에서는 셀트리온(704억원), 다음카카오(372억원)가 공매도 상위를 기록했다. 기업 실적 전망보다는 그동안 많이 올랐던 코스닥시장에 대한 불안 심리가 시장 대표주의 공매도로 이어졌다는 전문가들의 평가다.
[박준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