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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나 역시 피합병은행인 서울은행 출신"이라며 "외환은행 출신 입장을 충분히 받아들이면서 하나은행 출신 입장도 들어 막연한 불안감을 지우겠다"고 했다. 함 후보는 "내가 먼저 다가서겠다"며 "조직원들의 인성, 인간미, 감성, 이런 부분을 최대한 이끌어내겠다"고 강조했다.
함 후보가 최근 김한조 외환은행장, 김병호 하나은행장과 함께 사실상 통합행장 후보인 사내이사 명단에 이름을 올렸을 때만 해도 함 부행장의 1대 통합은행장 취임 가능성을 점치는 금융권 인사는 많지 않았다.
외환 노조를 비롯한 직원들의 화학적 결합 차원에서 피인수은행인 외환은행의 김한조 행장, 능력이나 인품 면에서 금융권에서 두루 신망이 두터운 김병호 하나은행장의 행장직 수행이 점쳐지던 상황에서 함 부행장이 이른바 '다크호스'로 부상했다.
김한조 행장이나 김병호 행장을 거쳐 함 부행장이 2대 통합은행장이 되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하지만 하나금융은 함영주 부행장을 택했다. "어려운 금융환경 속에서 조직 내 두터운 신망과 소통 능력을 가진 함 후보가 통합은행의 화학적 결합을 이끌어 시너지를 증대시킬 적임자"라는 게 임원추천위원회가 밝힌 표면적 이유였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인사를 둘러싼 금융그룹 내 이전투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이른바 '복심'이 내정됐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는 게 사실이다.
사외이사를 포함한 임추위 위원들이 개인과 기업 영업을 두루 거친 영업통인 함 부행장이 통합은행의 영업력 회복을 위한 적임자라고 판단한 점도 한몫했다.
함 후보는 "경험이 기존 은행장보다는 적은 게 맞는다"면서도 "옛 충청은행의 조직을 기반으로 한 충청영업부를 이끈 경험으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화학적 결합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함영주 신임 행장 후보는 직원들과 격의 없는 소통이 최대 강점이다.
1000여 명에 달하는 충청영업그룹 전 직원 이름과 생일, 신상, 애로사항을 기억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통합행장 후보에 단독 추천되자마자 김한조·김병호 두 행장에게 '도와달라'고 했다"며 "항상 존중하고 받들면서 도움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김한조 외환은행장과 김병호 하나은행장은 각각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을 맡게 된다.
지난 20일 경북 안동 도산서원에서 열린 미래통합은행 설명회에서 함 부행장이 제시한 비전에도 사외이사들이 고개를 끄덕였다는 후문이다. 함 후보는 김정태 회장과 사외이사들이 함께한 자리에서 통합은행의 지향점을 '일류 은행'으로 정의했다. 일류 은행은 "큰 은행이자 첨단 은행, 글로벌 은행"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지향점은 김한조 행장이나 김병호 행장 발표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함 후보가 일류 은행으로 나아가기 위해 필요한 수단으로 지목한 것이 '영업력'이라는 게 남달랐다.
먼저 사람의 영업력은 인정하고 칭찬하며, 감동을 불어넣고, 마음을 움직임으로써 극대화할 수 있다고 그는 봤다. 조직의 영업력은 조직 내 경쟁을 유발하되 모두가 참여하고 몰입할 수 있는 '흑묘백묘'식 영업제일주의에서 비롯된다고 함 부행장은 발표했다. "모든 임원은 영업현장으로 직접 나서야 한다"는 내용의 현장 중심 영업력 역시 그가 내세운 영업론이자 일류 은행론의 핵심이다.
함 후보는 "규모만 큰 게 아니라 질적으로 우수하고 각종 사회적 책임도 다하는 은행이 되도록 할 것"이라며 "변화추진본부를 만들어 3개월 안에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간 이질적인 기업 문화의 화학적 결합을 완수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함 후보가 하나·외환 통합은행장 후보로 낙점됨에 따라 조용병 신한은행장, 이광구 우리은행장에 이어 충청 출신이 시중은행 4대 은행장 중에서 3곳을 채우게 됐다.
■ He is…
△1956년 충남 부여 출신 △강경상고·단국대
[대전 = 김효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