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코스닥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이 예년보다 크게 늘었다. 중국 등 글로벌 증시 폭락 때문에 코스닥이 크게 조정받은 가운데 주가안정 및 저가매수 효과를 동시에 노린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8월1~31일 코스닥 기업의 자사주 취득 공시는 신탁계약 33건, 직접취득 13건 등 46건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신탁계약 6건, 직접취득 4건)과 재작년 같은 기간(신탁계약 6건, 직접취득 3건)보다 4~5배 급증한 수치다.
올해 월별로 따져도 8월 들어 코스닥 기업들이 집중적으로 자사주를 취득한 점은 눈에 띈다. 올해 들어 자사주 직접 취득공시가 월별로 10건을 넘어선 것은 8월이 유일하다. 나머지 달은 2~5건에 불과했다.
코스닥 기업들의 자사주 취득이 급증했던 이유는 코스닥 시장이 8월 극심한 조정을 받았던 현상과 무관치 않다. 업체들이 ‘주가 방어’를 위해 자사주 매입에 적극 나섰다는 뜻이다. 7월 31일 725.06이던 코스닥 지수는 700선이 무너진 후 등락을 거듭하다 8월31일 687.11로 마감했다. 8월24일엔 613.33까지 하락하며 600선을 위협받기도 했다. 투자정보제공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코스닥 지수가 저점(8월24일)을 찍었을 당시 코스닥시장에서 12개월 예상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보다 아래인 기업이 150곳을 넘어선 바 있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업이 자사주를 매입하면 개인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다는 측면과 수급 측면에서 주가 안정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자사주를 사들였던 코스닥 기업들 중 상당수가 주가 상승 곡선을 그렸다. 휴대폰 부품업체 파트론은 8월 초부터 주가가 계속 밀리다가 지난달 24일 자사주 매입 공시 이후 주가가 반등해 6900원에서 7800원까지 13% 올랐다. 소프트웨어(SW) 전문기업 모바일리더 역시 자사주 매입 결정을 공시(8월25일)한 다음부터 주가가 8200원에서 9300원까지 13.4% 상승했다.
코스닥 지수가 급락한 것을 틈타 기업들이 활용도가 높은 자사주를 저가매수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업들이 자사주를 매입하면 △최대주주 경영권 방어 △임직원
[손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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