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은행 경쟁력 분석과 금융개혁 방향` 심포지엄에서 참석자들이 남주하 서강대 교수의 주제 발표를 경청하고 있다. [이충우 기자] |
차기 한국경제학회장인 조장옥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22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서강시장경제연구소 주최로 열린 '은행 경쟁력 분석과 금융개혁방향' 심포지엄에서 "대다수 금융사들 이사회가 지난 5년 동안 상정된 안건에 대한 단 한 건의 반대도 없이 찬성함으로써 사실상 '거수기 역할'에 그치고 있다"며 "사외이사제도가 유명무실화하지 않으려면 이사회 내용과 사외이사 활동에 대해 상세히 공시해 사외이사 성향이 외부에 드러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조 교수 외에 같은 대학 남주하 교수, 박정수 교수, 김동원 고려대 초빙교수 등이 발표자로 참여했으며 권재중 신한은행 부행장, 류찬우 금융감독원 은행감독국장, 양원근 금융연구원 연구위원 등이 패널로 참여해 열띤 토론을 펼쳤다.
조 교수가 지난 5년간(2010~2014년)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서 38개 금융사 공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사회가 특정 안건에 대해 찬성한 비중이 무려 95.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8개사 가운데 지난 5년 동안 반대가 단 한 번도 없었던 곳도 25개사(65.8%)나 됐다. 51개 업체는 이사회의 상세 내용과 사외이사 출석 여부, 안건 찬반 여부 등이 아예 공시돼 있지 않았다.
조 교수는 "금융권의 이사회 출석률은 평균 95% 이상으로 높지만 안건에 반대하는 비율이 너무 낮고 부결되는 경우도 극히 적은 상황"이라며 "사외이사들이 최고경영자(CEO)를 적극적으로 견제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권의 고질적 병폐인 낙하산 인사 관행 역시 사외이사제도에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조 교수가 신한은행 국민은행 등 시중은행 8곳의 사외이사 42명의 출신·배경을 조사한 결과 낙하산 인사 비중이 10명으로 23.8%에 달했
[정지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