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분석 / BGF리테일 ◆
BGF리테일 주가가 급등한 것은 담뱃값 인상이라는 단기적 효과와 인구 구조 변화 트렌드에 부합한다는 인식 확대가 어우러진 결과다. 올해 들어 시행된 담뱃값 인상으로 BGF리테일의 담배 부문 영업이익은 매 분기 100억원가량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편의점은 담뱃값의 5~10%가량을 유통마진으로 가져가고 있다.
한국 인구 구조가 일본과 비슷해진다는 점에 주목하는 투자자가 많아지고 있다는 것도 호재다. 일본 편의점이 고령화 추세 속에서 고성장을 지속했듯이 국내 편의점도 비슷한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BGF리테일은 최근 증시의 화두가 된 가정간편식(HMR) 수혜주로 분류되고 있다. 편의점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인구가 늘고 있어 편의점에 대한 성장 기대감이 커진 상황이다. 김동원 SK증권 연구원은 "편의점만큼 많은 플랫폼을 갖춘 유통망을 찾기 어렵다"며 "앞으로 주요 소비 계층이 될 고령층은 시간이 지날수록 편의점을 중심으로 소비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일본처럼 한국도 인구 고령화·저출산 문제 때문에 소비가 성장할 수 없는 인구 구조로 바뀌고 있다"며 "1인 가구와 고령층을 주요 대상으로 하는 편의점 등 소형 오프라인 채널의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긍정적 전망이 줄을 이으면서 BGF리테일 점포 수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말 점포 수는 8408개였는데 8개월 만에 634개가 늘어났다. 경기 침체와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영향으로 편의점 창업 수요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담배 매출 상승과 아이템 증가 덕분에 사업 실패 가능성이 낮아지고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지난 1분기 가맹점 개설 상담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17%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편의점이 양적으로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는 지적을 내놓기도 한다. 인구당 편의점 점포 수가 이미 일본을 추월했다는 게 그 근거다. 하지만 점포당 매출액은 일본의 4분의 1 수준에 머물고 있다.
택배 등 다양한 비즈니스 접목으로 점포당 수익성을 높일 여지가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향후 편의점 업계 성장을 이끌 '기대주'인 도시락이 현재 BGF리테일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로, 일본(30%)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BGF리테일은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자체 브랜드(PB) 제품을 내놓고 있다. 지난 17일에는 편의점 업계 최초로 블록 장난감 제조사인 옥스포드와 함께 'PB 블록 장난감'을 출시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20% 수준이던 PB 비중이 현재 23%까지 상승했고 올 연말에는 25% 수준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유 연구원은 "일본 편의점 업계는 다양한 먹을거리와 새로운 PB 출시로 저성장에서 탈피했다"며 "1998년 백화점 시장의 절반밖에 안 되던 편의점 시장 규모는 2009년 백화점을 넘어섰고, 지난해 기준으로는 백화점 시장보다 50% 이상 규모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지난 21일에는 인터파크와 함께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나선다고 밝히는 등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9042개에 달하는 점포에 들어가 있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CD기) 1만여 대를 인터넷전문은행에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365일 24시간 운영되는 편의점 특성을 활용해 소비자에게 차별된 서비스와 혜택을 제공할 수 있을 것"
중장기적 추세는 장밋빛 일색이지만 당장 내년에 기대되는 호재가 별로 없다는 점은 최근 주가 상승을 가로막는 장벽이 되고 있다. 지난 8월 10일 BGF리테일 주가는 23만1500원까지 올랐지만 그 후에는 횡보하는 모습이다. 올해 들어 주가가 3배 가까이 오르던 뜨거운 상승세가 슬그머니 자취를 감췄다.
[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