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외국에 살고 있지만 고국의 젊은 핏줄들의 아픔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한달음에 달려왔습니다”
일본에 거주하는 재일한국인 조직인 재일본대한민국민단(이하 민단)의 오공태 단장(70)이 6일 오전 신한은행 영업부를 방문해 청년희망펀드에 가입하고 2000만원을 기부했다. ‘1호’ 해외동포 가입자가 된 오 단장은 이날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언론을 통해 대통령부터 나서 청년희망펀드 조성에 힘쓴다는 소식을 접했다”며 “고국 청년들이 힘들다는데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고 청년희망펀드 가입 배경을 밝혔다.
그는 이어 “해외동포들도 고국의 청년 문제에 적극 공감하고 있다”며 “내 기부를 마중물로 삼아 민단 전체 차원의 기부도 적극 권장하고 이어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오 단장이 이끄는 민단은 회원수 약 50만명인 재일한국인 단체다. 일본인에 의한 법적, 경제적 차별 철폐를 추진하고 국제 친선과 조국 발전에 기여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민단은 지난 1988년 서울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540억원을 기부했고, 1997년말 IMF 외환위기 당시에는 ‘외화송금운동’을 전개해 약 870억엔(현재 기준 한화 8700억원)을 고국에 송금하기도 했다.
오 단장은 자신의 청년 시절을 떠올리며 현재 한국 청년층의 고통에 충분히 공감한다고 밝혔다. 지난 1946년 일본 나가노에서 태어난 그는 사회의 차별을 온 몸으로 경험했다. 그가 청년이었던 1960년대는 국적이 다르다는 이유로 대학을 졸업하더라도 일본 내 기업 취업이 요원하던 시절이었다.
오 단장은 “일반 기업에 취업하는 건 꿈도 못 꿨고 유일하게 생계를 이어갈 길은 자영업밖에 없었다”며 “그 시절 힘든 환경과 맞서 싸웠던 내 모습이 취업난에 허덕이는 지금의 고국 청춘들과 닮았다”고 말했다.
일본 사회 내 취업과 관련된 각종 제약을 극복하기 위해 민단은 적극 노력해왔다. 지난 1980년 재외 한국 청년이었던 김경득 변호사가 외국인으로서 최초로 일본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도록 소송을 통해 돕기도 했다. 오 단장은 “일본 측은 김 변호사가 귀화하지 않으면 자격을 내줄 수 없다고 했지만 동포들이 똘똘 뭉쳐 이를 극복해냈다”며 당시를 회고했다.
한국 청년들의 취업난 해결책을 묻자 오 단장은 김경득 변호사때처럼 민단이 힘이 되 줄 수 있다고 했다. 오 단장은 “매년 한국 유학생들과 한인 청년들을 대상으로 취업 설명회를 개최하고 있다”며 “지난해 설
오 단장은 마지막으로 “많은 한국인 유학생들이 용기 있게 도전해 설명회를 찾아주길 바란다”며 “청년희망펀드와 같은 노력들이 계속 이어져 하루빨리 청년들이 행복한 대한민국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지성 기자 / 오찬종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