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어닝 서프라이즈(깜짝실적)’을 기록한 삼성전자에 힘입어 견조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 지연 기대감으로 이번 주 내내 상승했던 지수는 7일 삼성전자의 잠정실적 발표에 반색하며 근 2개월 만에 장 중 2000선을 넘기도 했다.
이날 오전 11시 7분 현재 코스피는 전일 대비 7.88포인트(0.40%) 오른 1998.53을 기록 중이다.
지수는 5.22포인트(0.26%) 오른 1995.87로 장을 시작한 뒤 한때 2000.49까지 올라섰다. 코스피가 장중 2000선을 웃돈 것은 지난 8월11일(2021.81) 이후 처음이다.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이날 시장의 기대를 훌쩍 뛰어넘는 7조3000억원의 3분기 잠정 영업이익을 발표하면서 실적 시즌에 대한 우려를 누그러뜨리면서 전체 투자 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2분기(6조9000억원)보다는 5.80% 증가했고, 실적하강 국면에서 저점을 찍었던 지난해 3분기(4조600억원)보다는 79.80%나 증가한 수준이다.
삼성전자가 기분 좋게 실적 시즌의 시작을 알리면서 다른 상장사의 3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전체 영업이익의 약 25%가량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실적 전망이 개선되고 있다”며 “환율과 저유가 등이 실적에 반영될 영향 등을 고려하면 3분기 실적시즌에 대한 우려는 완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전체 유가증권시장 시총 14% 가량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상승 효과를 제외하면 실제 지수는 크게 오르지 않았다는 평가도 있다. 아직 3분기 기업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기 때문에 지수가 강보합권에 머무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관은 863억원 어치를 사들이며 지수 상승을 지지하고 있다. 장 초반 순매수에 나섰던 외국인은 ‘팔자’로 돌아서 97억원 어치를 팔아치우고 있다. 개인도 795억원 매도 우위다.
프로그램 매매에서는 906억원의 순매도가 나타나는 중이다.
업종별로는 삼성전자가 구성종목으로 포함된 전기전자가 4% 넘게 오르는 가운데 종이목재, 철강금속, 운송장비, 유통업, 건설업 등이 오르고 있다. 의약품 업종의 경우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타결에 따른 피해업종으로 거론되며 4% 넘게 하락하는 중이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서는 이날 잠정실적을 발표한 대장주 삼성전자가 5.82% 오르며 120만원선을 회복했다. 현대차, 삼성물산, SK하이닉스, 기아차 등도 상승세다. 반면 한국전력, 현대모비스, 아모레퍼시픽, 삼성에스디에스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밖에 SG충남방적이 TPP 타결 수혜주로 부각하며 이틀 연속 상한가를 찍었다. TPP 타결로 인해 섬유·의류 최대 수출국인 베트남의 의류 수출 기반이 더욱 확대되며 베트남에 생산 거점을 둔 SG충남방적이 수혜를 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렸다. 현재 베트남 섬유품목의 관세는 17% 수준이지만 TPP 타결로 관세가 완화될 경우 베트남산 물품에 대한 생산원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한미약품은 TPP 타결로 신약 특허 보호 기간이 줄어든 데 따라 투자심리가 악화되며 주가가 큰 폭으로 내렸다. 한미약품은 6.99% 하락하고 있으며 지주사격인 한미사이언스 역시 6.49% 떨어지고 있다.
펄프, 휴지 등을 제조하는 깨끗한 나라는 이달 중 중국 1, 2위 온라인 상거래 사이트인 알리바바 ‘티몰(T-mall)’과 ‘JD닷컴’에 입점 한다는 소식에 26% 이상 오르고 있다.
같은 시각 코스닥은 전일 대비 6.56포인트(0.95%) 내린 682.50을 기록 중이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매도에
코스닥 시총 상위 종목에서는 컴투스, 이오테크닉스를 제외한 대다수 종목이 떨어지고 있다. CJ E&M과 바이로메드가 각각 4% 넘게 하락해 두드러진 낙폭을 나타내는 중이다.
[매경닷컴 김잔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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