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분석 / 대한해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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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이나 음식료 등 올 들어 주가가 급등한 업종과 비교하면 해운업종은 실망스러운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게 사실이다. 2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대한해운은 2만1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10개월 가까이 주가가 2만2000원 안팎에서 횡보하고 있다.
운임 하락에 따른 실적 부진 때문이다. 한국선주협회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미국 간 컨테이너 운임은 지난 7월 말 기준으로 1TEU(가로 20피트 컨테이너 1개)당 1600달러, 상하이~유럽 간 컨테이너 운임은 1TEU에 1100달러 수준이었으나 최근 미주 운임은 1197달러, 유럽 운임은 259달러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초대형 상선이 아시아~유럽 항로에 집중되면서 공급 과잉이 심해진 데다 선진국 소비가 둔화한 영향이 큰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대부분 해운업체의 실적 전망은 나빠지고 있다. 금융정보 제공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3분기 한진해운 영업이익에 대한 증권가 추정치는 1081억원으로 한 달 전(1271억원)보다 14.9% 줄어들었다. 현대상선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도 한 달 새 28.1% 감소했다.
하지만 대한해운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249억원으로 한 달 전과 동일했다. 이는 대한해운이 안정적인 전용선 영업 위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 시장 영향을 크게 받지 않기 때문이다. 3분기 매출 컨센서스가 1429억원에 달한다.
조병희 키움증권 연구원은 "대한해운이 지난 2분기 다소 부진한 매출을 기록했지만 3분기에는 주요 사업이 정상 궤도로 복귀하고 있다"며 "LNG 운송사업이 성수기에 진입했고 수리 중이던 선박이 다시 투입됨에 따라 3분기 영업이익률이 16% 수준을 회복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한해운 매출은 벌크, LNG, 탱커, 기타 사업 등 크게 4가지로 나뉜다. 지난 3분기를 끝으로 기타 사업에서 더 이상 매출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대한해운이 성장하려면 벌크 부문에 대한 장기 운송 계약 추가와 스폿 화물(시장 수급 상황에 따라 그때그때 계약이 이뤄지는 화물) 운송 확대가 필요하다는 평가다. 이러한 상황에서 내년 상반기 포스코와 한국전력 관련 전용선이 추가로 투입됨에 따라 매출과 이익이 증가할 예정이란 점은 주가 측면에서 큰 호재가 될 전망이다. 신민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018년 계약이 만료되는 한국전력 발전자회사 전용선 입찰이 내년에 가시화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입찰공고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대한해운이 추가로 수주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대한해운의 최대 장점은 안정성이다. 전체 매출 중 80%가 포스코, 한국전력, 한국가스공사 등 국내 대형 화주와 체결한 장기계약에서 나오고 있다.
그 덕분에 건화물선 운임 지수(BDI)가 크게 출렁여도 대한해운 주가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계속되는 운임 약세로 벌크선사들 수익성이 나빠지고 있지만 대한해운은 큰 비용이 발생하는 장기 용선(운항선사가 다른 선주한테서 빌려서 운송하는 배)이 없고 기존 사선(운항선사가 보유한 배)도 전용선이거나 대선 계약을 대부분 체결하고 있어 재무적 안정성이 높다는 평가다.
대한해운은 지난 2분기에 LNG 부문 매출 감소와 탱커 부문 수익률 하락 때문에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는 실적을 기록했다. LNG 부문은 예멘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완전하게 정
탱커(배 안을 여러 구획으로 나눠 액체 화물을 싣는 배) 부문도 반환된 선박에 대한 대여 계약을 신속하게 체결함에 따라 안정적 매출과 이익률이 재개될 전망이다.
[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