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요즘처럼 엇갈리는 때가 없다. 하다 못해 미국 금리인상 시기를 두고서도 선진국 비중을 높여야 할지 신흥국에 집중해야 할지 의견이 분분하다. 투자자 입장에선 누구 말을 믿어야 할지 헷갈린다.
보다 신중한 성향의 전문가들은 너도나도 똑같은 답을 투자자들에게 내놓는다. 자산을 배분해 위험을 최소화시키라는 것이다. 그런데 자산배분이라는 것이 쉬운게 아니다. 다양한 자산과 시장에 대한 정보는 발품을 팔고 전문가 조언으로 보완할 수 있다. 문제는 쌈짓돈을 투자하는 개인투자자에겐 지역·섹터별로 5~6개 펀드에 나눠 가입할 만한 여력이 없다는 점이다.
상장지수펀드(ETF)는 ‘자산배분’이 자산 증식의 화두로 떠오른 지금이야말로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져야할 금융상품이다. 다만 일반 공모펀드에 많은 장점을 지니고 있음에도 여전히 ETF는 ‘아는 사람만 한다’는 게 문제였다. 이에 매일경제는 투자자들의 ETF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국내에서 ETF를 가장 잘 이해하고 현장에서 운용하고 있는 전문가 3인을 만났다.
이창헌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팀장, 김남기 삼성자산운용ETF운용팀장, 김형도 한국투신운용ETF운용팀장이 손꼽아 말하는 ETF 투자의 최대 장점은 저렴한 보수다. 과거 수십~수백 % 고수익을 올릴 수 있었던 고성장시대에서는 연간 2% 안팎의 일반 펀드의 투자 비용이 크게 부담스러워하지 않았다. 하지만 저성장시대 접어든 요즘은 상황이 달라졌다. 기대 수익률이 전반적으로 낮아지고 상품별 수익률 차이가 두드러지지 않는 상황에서는 투자자의 비용 민감도가 올라가 투자 결정에 핵심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같은 시장 상황에서 인덱스펀드처럼 특정 주가지수에 연동되는 수익률을 추구하되 펀드매니저에게 운용을 맡기거나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 판매처를 거치지 않는 ETF에 대한 수요는 점점 늘어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원하는 가격대에 사고 팔기가 용이하다는 점도 최근과 같이 불안한 시장 상황을 고려했을 때 큰 장점으로 부각된다. 특히 중국 등 해외 신흥국 펀드 수익률은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데, 일반 펀드에 가입했다면 급등락에 따른 매매시기를 투자자가 원하는 때로 맞추기가 어렵다. 반면 ETF는 장중에 실시간 매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원하는 가격대를 설정해 매매해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적극적으로 대처가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ETF는 투자비용이 저렴하고 최근 다양한 유형의 상품이 출시되고 있다는 점에서 최적의 자산배분 조건을 제공한다. 삼성전자의 경우 1주만 사도 120만원이 들지만 코스피 전체 주식에 투자하는 KODEX 코스피 ETF의 경우 2만원 남짓이면 지수를 구성하는 700개가 넘는 종목에 자연스럽게 분산 투자할 수 있다. 특정 섹터 지수를 추종하는 ETF들도 꾸준히 출시되고 있어 시장 상황에 맞는 분산이 가능하다.
이 팀장은 “ETF시장 확대는 글로벌 자산운용업계의 메가트렌드”라며 “시장이 성숙하고 효율적
[석민수 기자 /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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