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매각을 최대한 서두르겠다”
곽범국 예금보험공사 사장은 예보가 보유한 우리은행 지분에 매각 속도를 높이겠다고 9일 밝혔다. 예보는 51.04% 규모 우리은행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곽 사장은 “우리은행 지분을 장기적으로 보유할 수 있는 주주들에게 4% 정도씩 지분을 나눠 매각한다는 원칙에는 변함없다”고 밝혔다. 이 같은 원칙아래 최근 아부다비투자공사(ADIC) 등 중동 국부펀드들과 협상을 시작하고 있는 단계이며 상대방으로부터도 긍정적인 답변을 얻어냈다. 곽사장은 “빨리해야 하지만 매각 상대방이 있는 상황이라 무턱대고 서두를 수만은 없다”며 “중동펀드에 매각 이외에도 블록딜(대량매매) 등의 방법을 통해 국내 시장에 매각하는 등 가능한 모든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4월24일(종가 기준) 1만1200원을 기록했던 우리은행 주가가 지금은 1만원선으로 떨어져 있는 상황도 오히려 시장에서 매각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다.
기본적으로는 우리은행 자체의 가치를 높이는 일에도 집중하고 있다. 지난달 예보는 외환위기 이후 공적자금 투입 금융사 관리를 위해 우리은행과 맺었던 경영정상화이행약정(MOU)의 수준을 대폭 완화했다. 곽사장은 “경영자율성을 높여 기업가치를 올리는 차원이며 정부의 조속한 민영화에 대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밝혔다.
투자자산 환수라는 측면에서 최근 한화생명 지분 7.5%를 블록딜을 통해 한화생명에 넘겼지만 나머지 보유지분 15.25%에 대해서도 내년 4월28일까지인 보호예수기간이 끝나는대로 조속히 매각할 예정이다.
곽사장은 임기내 투자자산 환수와 함께 리스크 관리 시스템 강화에도 역량을 기울일 예정이다. 최근 미국 금리인상이 임박하고 중국 경기 둔화, 국내 가계부채와 기업부채 증가 등으로 언제 닥칠지 모르는 위기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곽사장은 “지난 8월 구조조정 경험이 없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뱅크런 훈련을 실전처럼 했다”며 “향후 감독기관, 금융사들과 연계해 훈련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2020년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 도입(보험부채 시가평가)으로 인해 추가적인 책임준비금 적립을 위해 자본금을 늘려야 하는 보험업계 문제에 대해서도 주의깊게 보고 있다.
해외에서의 예보 위상 강화도 중요한 포인트다. 최근 예보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제14차 국제예금보험기구협회(IADI) 연차총회에서 ‘올해의 예금보험기구상’을 수상했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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