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A씨는 변액보험 수익률을 확인하고 화가 치밀었다. 보험료는 꼬박 냈는데 수익률이 꼬꾸라지기까지 담당 설계사로부터 이렇다할 관리를 못 받았기 때문이다. 알고보니 담당은 1년전 일을 그만뒀다. 다른 설계사가 담당으로 지정됐으나 계약관리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보험 계약을 모집한 설계사의 이직이나 퇴직 등으로 계약자 관리가 되지 않는 소위 ‘고아계약’이 좀처럼 줄지 않으면서 A씨와 같은 피해 사례가 확인되고 있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설계사 정착률이 크게 개선되지 않으면서 고아계약이 적지 않게 발생해 대응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보험사는 설계사 정착률 하락에 골머리를 앓고 있지만 뾰족한 방법이 없어 문제가 불거지지 않게 ‘쉬쉬’하는 실정이다.
금융감독원이 올해 상반기(1~6월) 22개 생명보험사 소속 설계사의 13월차 정착률을 조사한 결과 평균 36.2%로 전년 평균(34.2%)과 크게 차이나지 않았다. 13월차 설계사 정착률은 설계사가 신규 등록 후 1년 이상 정상적으로 영업활동에 종사한 인원의 비율이다.
설계사 정착률이 낮으면 설계사의 이직이나 퇴직이 많다는 것을, 다른 한편으로는 계약자 관리가 되지 않는 고아계약이 많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설계사 정착률이 낮은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일부 생보사는 계약 유지율이 큰 폭 하락했다. 실제 올해 상반기 기준 생보사 평균 13회차, 25회차 보험계약 유지율은 각각 81.7% 70.4%를 기록했으며, PCA생명과 ACE생명의 경우 25회차 유지율이 30%대로 떨어졌다.
25회차 유지율이 30%대라는 것은 계약자 10명중 7명이 보험 가입 2년이 지나 계약을 해약했다는 의미다. 계약 유지율은 최초 체결된 보험 계약이 일정기간 경과 후에도 유지되는 비율로, 계약 만족도 지표 중 하나라는 점에서 설계사 정착률과 무관치 않다.
설계사 정착률과 보험 계약 유지율이 떨어지면서 보험사마다 안간힘을 쓰고 있다. 교보생명은 ‘새로운 계약보다는 기존 고객에 대한 서비스가 먼저’라며 애프터서비스를 전면에 내건 ‘평생든든서비스’를 5년째 실시하고 있다. 메트라이프생명은 고아계약
업계 관계자는 “설계자 정착률을 높이고 고아계약을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으나 불황 등 여러 요인들이 작용하고 있어 괄목할 만한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매경닷컴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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