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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11월 12일(06:01)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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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물로 나온 KDB대우증권을 두고 인수후보로 누가 적합한지를 두고 업계에서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대우증권이 자기자본 기준 국내 2위 대형증권사라는 위상에 대주주가 산업은행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인수가격 못지 않게 인수명분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으로서 '증권업'의 혁신을 위해서는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이, 금융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KB금융이 적합하다는 의견이 시장에서 오가고 있다.
이같은 의견이 오가는 가장 큰 이유는 대우증권이 증권업 판을 바꿀 수 있는 대형 매물이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기준 대우증권 자기자본은 4조2581억원으로 NH투자증권에 이은 업계 2위다. 그러나 국내 증권사 자기자본 규모는 1위 NH투자부터 5위 현대증권까지 3조~4조4500억원 수준으로 별다른 차별점을 찾을 수 없는 상황이다. 업계 4위 한투증권, 6위 미래에셋증권이 대우증권 인수에 성공할 경우 증권업계 판도를 바꿔볼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한투증권은 대우증권 인수에 성공할 경우 기존 자기자본 3조2581억원에 더해 자기자본 규모가 7조5162억원의 대형 증권사로 변모한다. 여기에 시장에서 거론되는 모기업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지원자금 7000억원을 더할 경우 자기자본 8조2162억원의 대형 증권사가 된다. 현재 1위 NH투자 대비 두배 가까운 수준이다.
미래에셋증권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미래에셋 기존 자기자본 2조4476억원에 최근 유상증자한 9561억원을 포함해 대우증권 인수에 성공할 경우 자기자본 7조6618억원의 대형 증권사가 된다.
업계 관계자는 "브로커리지 중심으로 영업구조가 영세한 국내 증권사들이 대형화를 통해 새로운 한국형 IB(투자은행)로 거듭날 수 있는 기회"라고 분석했다.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김남구 한투금융 부회장 등은 이같은 판단에 '10조원대 대형 증권사'라는 비전을 갖고 이번 인수전에 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중소형 증권사 KB투자증권을 보유하고 있는 KB금융이 대우증권 인수에 성공할 경우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트렌드인 '유니버설 뱅킹' 라인업을 완성해 금융 안정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커머셜 뱅킹인 은행 부문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KB금융은 구조적으로 수익 안정성이 높은 대신 수익성은 상대적으로 낮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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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이 IB부문이 강한 대우증권 인수에 성공할 경우 '뉴 KB투자증권'은 자기자본 4조8678억원, 상반기 당기순이익 2522억원의 알짜 증권사로 변한다. IB 부문이 리스크는 높지만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할 때 KB금융 모델이 안정성과 수익성을 겸비한 BoA메릴린치 모델로 진화하는 셈이다.
이에 따라 윤종규 KB금융 회장 역시 대우증권 인수 의지가 만만찮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특히 KB금융 의사결정구조 정점에 있는 이사회와의 관계가 전임 어 회장과 달리 친밀하다는 평가를 감안할 때 오너가 있는 증권사와의 인수 경쟁에서 밀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우람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