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도 ‘파리 테러’라는 대형 악재를 피해갈 수 없었다.
16일 코스피가 1% 넘게 급락하면서 증시전문가들은 당분간 불안정안 투자심리가 이어지면서 불안한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파리 테러와 시리아 공습 등이 향후 국제 경제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가 측정이 안되는 상황이어서 “당분간은 사태추이를 지켜보자”는 분석이 많았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단기간 내에 추가적인 테러 발생이 없다면 주식시장 반응은 일시적·제한적인 조정에 그칠 것”이라며 “향후 사태 진전 여부에 따라 포트폴리오 및 지역별 자산배분, 위험자산의 비중 조정 등에 변화가 필요할 것이나 아직은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파리 테러 여파로 여행주와 항공주들이 폭락했다. 추가 테러 가능성을 감안하면 여행·관광업종이 연말까지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날 하나투어는 전 거래일보다 8.94% 하락한 11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루 낙폭으로는 지난 2011년 10월5일 이후 4년여만에 최대다. 메르스 우려가 정점에 달했던 6월초보다 낙폭이 더 컸다. 모두투어도 이날 4.74% 내린 3만1150원에 마감했고, 레드캡투어(-2.74%)도 낙폭을 키웠다.
항공주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AK홀딩스, 제주항공 등은 줄줄이 3~5%대 낙폭을 기록하며 네 종목 모두 연중 신저가를 찍었다. 메르스가 처음 발발한 지난 5월 20일 4만3750원이던 대한항공 주가는 파리 테러가 반영된 이날까지 37% 가까이 하락했다. 아시아나항공도 같은 기간 38%가 급락했다.
메르스 여파로 대부분의 항공주가 3분기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데다 중국 경기둔화에 따른 여행객 감소 우려에 파리 테러까지 겹치면서 주가는 걷잡을 수 없이 떨어졌다.
향후 추가적인 테러가 발발한다면 민간 경제활동이 심각하게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까지 미국 및 유로존의 경기회복은 대체로 소비에 의존해왔다. 연말 선진국들의 소비시즌을 앞두고 테러 위협이 심화된다면 경기와 주식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 뻔하다. 유로존의 경기 우려와 유로화 약세 심화 등이 가시화된다면 유럽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 자동차산업부터 타격을 받게 될 수 있다.
미국의 12월 금리인상 여부도 한국 경제에 또다른 변수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실물경제가 좋지 않다는 명백한 증거가 나오지 않는다면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본래 스케줄에 맞춰 다음달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외환시장은 증시보다 더 민감했다. 16일 하루동안 10원 이상 원화값이 떨어졌는데도 향후 1190원대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정경팔 하나선물 시장분석팀장은 “글로벌 증시와 국제유가, 미국 국채수익률 모두 하락하면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고조되는 가운데 이번 파리 테러로 그 기조가 더욱 강화됐다”며 “원화값이 이주 중 1193원까지 하락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파리 테러 여파가 일시적일 것으로 추측하고 있지만 이번 테러가 장기화 될 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서정훈 KEB하나은행 경제연구팀 연구위원은 “이번 테러로 프랑스와 이슬람국가(IS) 사이 보복전으로 이어진다면
[한예경 기자 / 용환진 기자 /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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