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 만에 회사채 발행에 나선 아시아나항공이 투자자들의 냉담한 반응에 고개를 숙였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이날 1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해 수요예측을 실시했지만 기관투자가들의 매수 주문은 전혀 들어오지 않았다. 회사채 만기를 2년으로 짧게 가져가고 발행 금리도 5.06~5.26%로 높게 제시했지만 투자 수요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미매각된 1000억원의 물량은 주간사인 한화투자증권 KB투자증권 유안타증권 등이 인수할 예정이다. 인수된 회사채 일부는 증권사 리테일 창구를 통해 개인투자자들에게 판매된다.
아시아나항공의 수요예측 실패는 실적 악화 및 신용등급 하향 조정으로 투자자들의 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최근 저가항공과 외국계 항공사들의 시장 진출이 늘어나면서 시장점유율이 하락하는 가운데 경기 침체로 화물 부문 실적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10월 말 "사업 환경 저하, 항공기 투자 부담 등을 감안하면 아시아나항공의 재무 개선 가능성은 높지 않은 편"이라며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한 계단 하락시켰다.
이날 수요예측을 실시한 연합자산관리도 회사채 발행물량 2500억원을 채우지 못했다. 기관투자가들의 매수 주문은 2000억원에 그쳐 나머지 500억원이 미매각됐다. 한 시장 관계자는 "연합자산관리는 신용등급이 AA로 높고 매년 1000억원 가까이 영업이익을 내는 탄탄한 기업"이라며 "투자심리 냉각으로 업종이나 신용등급에 관계없이 회사채 미매각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12월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시화로 국내 금리 변동성이 높아진 가운데 한계기업 구조조정 이슈까지 불거지며 회사채 투자심리는 크게 위축됐다.
이경록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기 둔화에 따른 기업 실적 저하와 상위 등급의 빈번해진 등급 하향 등이 시장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투자협회
[김혜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