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업체인 이오테크닉스의 블록딜(시간외 대량거래) 실패에 대해 진실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3일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이날 장 마감 후 이오테크닉스 블록딜을 맡아서 거래 성사 직전까지 갔으나 막상 매수 희망자에게 지분을 넘기려고 보니 매도자(싱가포르 기관투자가)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 딜이 무산됐다"고 밝혔다.
이오테크닉스는 시가총액이 1조3645억원에 달하는 레이저 장비업체다. 이날 블록딜이 시도된 지분은 이 중 4.9%(60만주)이며 지분 가치는 약 630억원에 달한다. 이 관계자는 "대우증권 측으로부터 싱가포르 기관투자가가 이오테크닉스 지분을 가지고 있다고 들었지만 막상 지분을 넘겨달라고 하니 아무런 답도 없어 결국 딜이 무산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대우증권 말은 다르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우리는 상임 대리인으로 매도자의 계좌만 관리하고 있었을 뿐 이 매도자가 어떤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지 모르고 있었다"며 "당연히 이오테크닉스 지분을 블록딜 하는지도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는 블록딜 실패 원인에 대해 세 차례나 말을 바꾼 것으로 드러났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처음에 신한금융투자 담당자가 블록딜로 내놓은 물량 이상으로 매수 희망자가 나타났다고 얘기했으나 어느 순간 수요 미달로 딜이 무산됐다고 말을 바꿨다"고 말했다.
그런데 갑자기 신한금융투자는 "수요 미달 때문이 아니라 매도자가 변심해서 딜이 무산됐기 때문에 이를 보도한 매체에 정정 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더니 또 "싱가포르 기관투자가가 처음부터 지분을 보유하지 않았는데 대우증권이 제대로 확인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말을 바꿨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싱가포르 투자자가 이오테크닉스 주식을 공매도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매도자가 변심했든, 처음부터 주식을 가지고 있지 않았든 신한금융투자의 평판이 나빠질 수밖에 없다"며 "아마 책임 전가를 위해 계속 말을 바꾼 것 같다"고 전했다.
[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