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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우증권이 운용하는 PEF '골드러쉬파트너'는 2000억원을 투자해 롯데렌탈 지분 19.6%를 인수했다. 인수가는 주당 10만2907원 안팎으로 롯데그룹이 KT렌탈을 인수할 당시 지분 인수가와 동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투자를 위해 대우증권은 최근 연기금 등 주요 기관투자가 자금을 모아 펀드를 결성하고 최근 금융감독원 펀드 등록까지 마쳤다.
롯데그룹은 지난 6월 KT에서 KT렌탈 지분 100%를 1조200억원에 인수하며 자금 부담을 덜기 위해 재무적투자자(FI)를 끌어들였다. 호텔롯데(지분율 20.77%)를 비롯한 롯데 계열사들이 지분 50%를 보유하고 나머지 50% 지분 대금은 재무적투자자 자금으로 충당했다. 재무적투자자 유치는 대우증권과 신한금융투자가 주선을 맡았다.
이 과정에서 롯데그룹은 롯데렌탈에 대한 지배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 재무적투자자들과 토털리턴스왑(TRS) 계약을 체결했다. TRS란 지분 투자자들에게 투자 대가로 만기까지 일정 수익률을 보장해주는 파생상품이다. 재무적투자자들은 롯데렌탈 투자 대가로 연 2%대 중반 수익률을 보장받는 대신 롯데렌탈에 대한 의결권이나 향후 기업 가치 상승에 따른 이익에 대해 권리를 주장할 수 없다. 그러나 롯데렌탈 기업 가치가 하락하면 롯데그룹이 이에 따른 손실을 보전해준다. 반면 롯데그룹은 경영권을 공고히 하고 향후 기업 가치 상승을 온전히 누릴 수 있어 양자가 '윈윈'하는 구조다.
이번 대우증권 PEF 투자는 기존 재무적투자자 지분 중 일부인 20%가량을 일반적인 지분투자로 대체하는 것이다. 대우증권 PEF는 롯데렌탈 내 다른 재무적투자자와 달리 일반 주주와 똑같이 롯데렌탈 기업 가치 상승분을 향유하게 돼 롯데렌탈이 기업공개(IPO)에 나서면 높은 이익을 얻을 전망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대우증권 PEF의 이번 투자는 향후 롯데렌탈의 성장 잠재력을 높게 평가해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렌탈은 올 3분기 기준 매출 9395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매출(7738억원) 대비 신장세를 보인 바 있다.
롯데그룹은 올 초 KT렌탈 인수전에 1조원이 넘는 대규모 베팅을 통해 손해보험을 비롯한 금융·유통 계열사 등과 시너지를 내 롯데렌탈을 그룹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적극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대우증권 PEF가 롯데렌탈 지분을 인수한 투자 단가가 롯데그룹의 KT렌탈 인수 단가와 동일하다는
한편 롯데그룹은 지난 10월 말 발표한 삼성그룹 화학 사업부문 인수에서도 롯데렌탈과 비슷한 방식으로 자금 조달에 나설 전망이다.
[강두순 기자 / 한우람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