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가 성큼 다가왔지만 현재 경제생활을 하고 있는 일반인들의 노후 준비는 대단히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녀가 있는 기혼부부들의 노후 준비가 독신자들에 비해 더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에 대한 교육비, 결혼지원비 등으로 사실상 본인에 대한 노후 재테크는 무방비로 방치돼 있다는 의미다. 또 직업별로는 일반 직장인보다 자영업자들의 노후 준비가 더 부실하고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11일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가 최근 전국 성인남녀(25~59세) 2906명을 대상으로 노후자금 준비상황을 조사한 ‘2015 한국 비은퇴 가구의 노후준비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노후생활에 필요한 자금은 월평균 226만원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현재 보유한 금융자산과 저축액, 공적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을 토대로 계산한 비은퇴가구의 평균 예상 준비자금은 월 110만원에 불과했다. 은퇴 후 필요한 돈의 48% 정도밖에 준비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가구 형태별로 살펴보면 배우자가 없는 독신가구는 월평균 필요자금(140만원)의 64%(89만원), 기혼 부부들은 필요자금(249만원)의 45%(112만원)를 준비할 것으로 예측됐다. 단, 자녀가 있는 부부는 준비자금 예상 비율이 필요자금(252만원)의 43%(109만원)로 떨어져 상대적으로 노후 준비가 더 취약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에 자녀가 없는 부부는 월평균 필요자금(221만원)의 63%(140만원)를 준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평균 수명이 늘어나고 있지만 자녀들을 위한 사교육비나 주거 비용 마련 등으로 노후 자금이 부족해지는 오늘날의 세태가 반영된 셈이다.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는 “비은퇴 가구의 원활한 노후 준비를 위해서는 자녀와 관련된 비용 관리와 가계부채 부담 해결이 선결 과제”라고 충고했다.
직업에 따라서도 노후준비 차이가 발생했다. 공무원이 자영업자들보다 노후 대비가 잘 돼 있다. 공무원과 준공무원은 노후생활의 필요한 재무적·비재무적 관점을 종합 고려해 산출한 KB노후준비지수가 70.7로 가장 높았다. 이어 전문직 및 관련종사자 57.8, 사무직·경영관리직 57.5, 판매·서비스직 48.4, 기능직 47.2, 자영업자 45.2 순이었다. KB노후준비지수가 100이면 노후 준비가 완벽히 이뤄졌다는 의미다. 직업에 따른 노후 준비의 불균형이 심각하다는 것이다.
이같은 격차는 공적연금 수령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공무원·준공무원 가구는 노후 준비자금 중 공적연금과 퇴직연금에서 충당되는 비중이 54.7%인 반면, 자영업 가구는 33.3%에 그쳤다.
노후준비 상황은 연령에 따라서도 큰 차이가 있었다. 50대의 재무준비지수는 평균 42.3에 불과한 반면, 20대는 가장 높은 78.3을 보였으며, 30대는 57.9, 40대는 47.3을 각각 기록했다. 50대는 노후준비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에서 은퇴 이후의 빈곤에 빠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은퇴 후 삶에 대해 불안정할 것으로 예상한 비율이 40.0%로, 안정적일 것으로 기대하는 응답(16.9%)의 두 배를 웃돌았다. 향후 노후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할 이유로는 적은 소득, 과도한 자녀 관련 지출, 부채상환 부담이 꼽혔다. 은퇴가 예상되는 시점은 60.9세, 기대수명은 83.1세였다.
연구소는 부동산 자산을 적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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