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 분석 / CJ대한통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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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택배시장의 1위 사업자는 점유율 41%인 CJ대한통운으로 시장보다 더 큰 폭의 성장을 계속해 왔다. 올 3분기 전체 택배시장의 물동량이 전년 동기 대비 10.5% 성장할 때 CJ대한통운이 맡은 택배물동량은 18.5% 늘었다.
CJ대한통운의 매출 29%는 택배 부문에서 나온다. 택배 단가가 계속 하락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물동량의 증가로 내년도 실적은 크게 향상될 전망이다. 내년도 택배단가는 1% 감소하지만 터미널 등 선제적인 투자를 끝낸 CJ대한통운의 택배원가는 2.9%로 더 큰 폭으로 떨어져 영업이익률이 상승할 것으로 KB투자증권은 전망했다.
택배수송량도 13% 정도 더 늘어날 전망이다. 노상원 동부증권 연구원은 "온라인 판매가 연간 20% 내외의 성장을 계속하고 있어 규모의 경제에 따른 영업이익률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며 "지난해 2.7%인 택배 부문 영업이익률은 올 3분기 3.5% 정도로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화장품, 영유아 관련 제품의 중국 및 아시아 권역 수출이 늘어나면서 매출의 27%를 차지하는 글로벌(포워딩) 부문도 내년 21% 정도의 성장이 예상된다.
다만 택배 부문을 제외한 나머지 부문은 제자리 성장이 예상된다. 특히 국내 제조업의 경기 부진이 계속되면서 제3자 물류(CL·contract logistics)의 매출이 저조할 것으로 보인다. KB투자증권은 CJ대한통운의 내년 매출이 약 10.5%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단기적으로 주가에 부정적인 요인은 쿠팡 등의 유통업체들이 시도하고 있는 자체 배송이다. 현재는 자체 배송 물량이 적어 시장에 큰 영향이 없지만 쿠팡이 1조5000억원을 물류센터 설립에 투자하고 배송인력 5000명을 채용한다고 할 정도로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어 향후 물류업의 판도를 뒤흔들 가능성이 있다. 노 연구원은 "자가 차량을 활용하는 쿠팡의 자체 배송이 현재 기존 택배업체들의 파이를 잠식하고 있는 상황이라 물류업체들의 주가엔 단기적으로 부정적이다"고 내다봤다.
또한 자체 배송은 소비자들의 택배 서비스 눈높이를 높이는 효과도 있다. 서비스 차별화 요인이 별로 없었던 택배시장에 쿠팡 같은 신규 사업자가 속도와 서비스 측면에서 앞선 자체 배송을 선보임에 따라 CJ대한통운과 같은 기존 사업자들도 '당일 배송'을 지난달 시작했다. 이 같은 서비스질 향상에 따라 추가적인 비용 증가 여지가 있다.
올해 CJ대한통운의 주가는 인수·합병(M&A) 실적이 기대에 못 미쳤고 택배 단가 인하 압력이 남아 있다는 이유로 박스권 장세에 머물렀다. 15일 종가는 19만원으로 연초 주가 18만7500원에서 크게 변동이 없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투자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실적으로 나오면 주가가 모멘텀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CJ대한통운은 지금까지 굵직굵직한 해외업체 및 물류센터 M&A를 추진하며 덩치 불리기에 집중해 왔다.
자기자본의 13.7%에 달하는 금액
CJ대한통운 IR 관계자는 "매출을 2020년까지 25조원으로 늘린다는 비전 2020을 달성하기 위해 M&A를 포함한 다양한 전략을 논의 중이다"고 밝혀 내년에도 적극적인 외형 확장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김제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