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홍을 겪으면서 수주에 빨간불이 켜졌던 포스코건설이 칠레에서 7억달러에 달하는 석탄화력발전소를 수주하면서 주변의 우려를 뚫고 올해 수주목표를 초과 달성해 주목받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22일 칠레의 에너지 발전회사인 리오세코(Rio Seco)가 발주한 ‘센트럴 파시피코(Central Pacifico)’ 석탄화력발전소 공사를 설계·구매·시공·시운전까지 일괄해서 담당하는 EPC 형태로 수주했다고 밝혔다. 공사금액은 7억달러(8200억원)로 발전용량은 350MW에 달한다. 발전소는 칠레 수도인 산티아고(Santiago)에서 북쪽으로 약 1700km 떨어진 타라파카 주(州) 이키케(Iquique) 지역에 위치하며 공사기간은 약 42개월이다.
환태평양지진대에 속한 칠레는 리히터 규모 8이상의 강진이 연 1회 이상 발생하는 지진 다발국이다. 즉 모든 건물과 구조물에는 꼼꼼한 내진 설계가 적용된 고난이도 기술력이 요구된다. 오건수 포스코건설 에너지사업본부장은 이번 수주에 대해 “포스코건설이 2011년 준공한 칠레 앙가모스(Angamos) 석탄화력발전소는 강도 8.8의 강진에도 끄떡없는 데다 오히려 조기준공을 달성해 발주처와 해외 사업자들로부터 기술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전했다.
포스코건설은 국내 건설업계에는 미개척지로 여겨지던 칠레·페루 등 중남미에서 잇따라 수주하며 공격적인 행보를 펼치고 있다. 이번 수주를 포함해 포스코건설이 중남미 지역에서 수주한 프로젝트는 114억달러(약 13조4000억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포스코건설은 중남미 플랜트시장에서 EPC업계 강자로 자리매김한 상태다.
포스코건설은 국내 대형 건설사로는 처음 지난 2006년 12월 에너지사업본부를 신설해 포화상태인 중동시장을 벗어나 미개척 유망지역으로 부상한 칠레·페루 등 중남미시장 개척에 나섰다. 차별화전략 덕에 포스코건설은 에너지사업본부를 신설한 그 해에 칠레 벤타나스(Ventanas) 석탄화력발전소를 수주했다. 국내 건설사론 최초로 중남미 에너지 플랜트시장에 진출한 셈이다. 이듬해엔 캄피체·앙가모스 석탄화력발전소, 지난 2011년엔 코크란 석탄화력발전소까지 잇따라 수주하는 등 지금까지 칠레에서만 석탄화력발전소 수주액이 48억달러에 달한다.
포스코건설은 중남미시장 개척을 위해 2011년 에콰도르 최대 EPC 기업으로 꼽히는 산토스 CMI 회사도 인수했다. 중남미 지역의 깐깐한 노동법과 강성노조, 안전 등 모든 변수를 사전에 철저히 대비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런 행보가 발주처에 신뢰를 높였고 포스코건설은 칠레 앙가모스 석탄화력발전소를 조기준공하면서 발주처에서 700만 달러에 달하는 보너스 수입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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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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