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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위기가 미국 일본 등 선진국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는 데다 옵션 만기일 프로그램 매도 물량까지 쏟아진 게 화근이었다. 한국 증시를 떠받치는 두 축인 외국인과 증권사가 동시에 각각 3723억원과 825억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우면서 지수를 바닥으로 끌어내렸다.
대장주인 삼성전자 주가도 연중 최저점인 113만8000원을 기록하며 전날보다 0.87% 떨어져 체면을 구겼다. 삼성전자가 113만원대에서 거래된 것은 지난해 10월 6일 이후 3개월여 만이다. 씨티그룹·UBS·JP모간 등 외국계 증권사를 통해 매도 주문이 빗발쳤다.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아모레퍼시픽(-4.85%) 포스코(-1.53%) 신한지주(-1.29%) KB금융(-4.02%) 현대모비스(-0.81%) 현대차(-0.71%)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줄줄이 미끄러졌다. 대형주 하락세가 유독 두드러졌던 까닭은 프로그램 매도 물량이 시가총액 상위주에 쏠렸기 때문이다. 프로그램 매매는 대개 코스피200을 구성하는 주식들을 담은 바구니(묶음)를 한꺼번에 사고판다. 코스피200에 포함된 시총 상위주가 하락 압력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아울러 외국인 투자자가 연일 코스피 선물시장에서 빠져나가는 것도 프로그램 매도를 부채질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쭉 이어진 외국인 선물 매도 행렬로 인해 선물 괴리차가 나날이 악화되고 있어서다. 저평가된 선물은 사고 현물을 파는 게 유리해져 프로그램 매도세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옵션 만기일이 코스피 반등을 위한 새로운 '변곡점'이 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대기 중이던 잠재적 매도 물량이 쏟아져 나온 만큼 수급 불균형이 다소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이중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12월 배당을 노리고 유입됐던 증권사 프로그램 거래가 대부분 청산됐다는 점에서 이후 시장 상황은 긍
그러나 신흥국에서 떠나고 있는 외국인이 돌아오지 않으면 별 소용이 없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심상범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만기가 지나도 프로그램 매도가 지속될 수 있으며 결국 지수를 반등시킬 열쇠는 외국인이 쥐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윤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