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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3만원(2.55%) 하락한 114만5000원으로 마감했다. 일반적으로 자사주 소각은 유통주식 수가 감소하므로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지만 한국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에는 오히려 악재로 작용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총 11조3000억원에 달하는 특별 자사주 매입·소각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이 중 4조2000억원에 달하는 주식(보통주 223만주·우선주 124만주)은 지난 12일자로 전량 매입·소각됐다. 삼성전자는 이날 이사회에서 오는 4월 28일까지 2회차 2조9895억원어치(보통주 210만주·우선주 53만주)를 매입·소각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나머지 4조2000억원은 내년 2분기 이후 소진할 계획이다.
사실 삼성전자가 지난 10월 말 이 같은 계획을 발표했을 때만 해도 시장은 반신반의하는 분위기였다. 자사주 매입 규모가 사상 최대였던 데다 과연 소각까지 이어질지에 대한 의문이 많았기 때문. 하지만 삼성전자가 자사주 매입과 동시에 소각을 이행하자 외국인 투자자들은 호평을 쏟아내기도 했다.
하지만 1차 자사주 매입·소각이 이뤄진 지난 3개월간 주가는 132만5000원에서 114만5000원으로 오히려 15% 이상 하락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자사주 소각을 틈타 보유 주식을 시장에 내다팔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지난해 10월 29일 50.62%였던 삼성전자의 외국인 투자자 비중은 49%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게다가 자사주 소각이 이뤄지면 삼성전자에 투자하는 인덱스펀드 자금도 감소한다.
인덱스펀드에 들어온 자금은 해당 지수를 구성하고 있는 종목들의 유동시가총액 비율에 따라 각 구성 종목에 투자되는데 자사주가 소각되면 유동시가총액이 따라서 줄어드는 탓이다. 삼성전자의 소각 주식 수가 350만주가량임을 감안하면 코스피200 내에서 삼성전자 비중이 20bp 이상 줄어드는 셈. 대신 현대차·네이버 등 다른 주식의 비중이 늘어나는 구조다.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인덱스펀드 등은 1월 28일 종가 기준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게 된다. 국내 연기금과 자산운용사가 운용하는 코스피200 추종 펀드 규모가 30조~40조원임을 감안하면 최대 960억원어치의 삼성전자 주식 매
특히 이날 삼성전자가 2015년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을 열고 추가 주주환원 정책은 하반기에나 내놓겠다고 한 것도 주가에 부담을 줬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연간 발생하는 잉여현금흐름(영업활동현금흐름에서 투자금액을 뺀 규모)의 30~50%를 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으로 주주환원에 활용하겠다고 공언했다.
[한예경 기자 / 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