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성용 한국항공우주 대표는 28일 차세대 한국형 전투기(KF-X) 사업에서 미국측과 기술 이전 잡음이 발생한 데 대해 "다기능위상배열(AESA) 레이더는 우선 기술 개발을 추진한 뒤 안 된다면 미국에서 직구매할 계획으로, 사업 추진에 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28일 하 대표는 서울 여의도 CCMM빌딩 컨벤션홀에서 국내 기관투자자들과 증권사 애널리스트 등을 대상으로한 기업설명회를 열고 "4개 핵심기술 가운데 AESA 레이더 기술은 우리가 경험해보지 못한 미답의 기술인 것은 맞다"라면서 "일단 직접 개발을 해보고 목표한 시기까지 개발이 되지 않아 양산 일정에 차질이 생긴다면 미국에서 직구매한 뒤 향후 국산화 시점에 우리 제품으로 교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국측에서 AESA 레이더 기술 이전에 대해 난색을 표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직접 구매하는 것은 가능하다는 게 하 대표의 설명이다. KF-X 전투기의 대당 가격이 700억~800억원 가량인데 AESA 레이더의 구매가격은 20억~30억원 수준으로 이 기술로 인해 KF-X 사업에 큰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또 하 대표는 미국 고등훈련기 T-X 사업 수주에 대한 강한 의지도 밝혔다.
그는 "미국에서만 1000대, 30조원 이상의 초대형 규모의 사업으로 T-X 사업을 수주하게 되면 다른 국가에서도 상당한 수주 물량이 나올 것"이라며 "T-X는 우리의 T-50을 개조 개량한 것으로 우리가 이미 수백대를 생산해봤기 때문에 충분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최근 한화테크윈 등 한국항공우주의 주요 주주가 잇따라 지분을 처분한 데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한 대표는 "조만간 한국항공우주의 주식을 갖고 있는 것만으로 그룹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는 시기가 올 것"이라며 "한국항공우주는 아시아 유일의 항공 분야 체계종합업체인데 과거 항공산업의 모습만 보고 판단하고 있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항공우주는 전년 대비 매출액 26%, 영업이익 77%, 수주 416%가 증가된 수치다. 수주잔고 또한 63% 증가한 18조3000억원을 달성했다. 회사측은 내년 매출 3조5000억원, 영업이익 3500억원, 수주 6조5000억원이라는 목표를 제시했다. 연평균 20% 이상 성장해 '2020년 연매출 10조원, 세계 15위권 항공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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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뉴스국 고득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