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고유가 때문에 유류세 인하 등의 대책이 검토되고 있죠.
이런 가운데 중대형차 일색인 영업용 택시에 소형차 도입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서울시 등 지자체가 거의 손을 놓고 있는데다 자동차업계도 택시용 소형차 생산에 소극적이라고 합니다.
윤호진 기자가 집중취재했습니다.
한 낮의 서울역 앞.
손님을 기다리며 줄지어 서있는 택시는 중대형차 일색입니다.
최근 고유가 시대를 맞아 택시를 소형화하고, 택시 가격을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연료 효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소형이나 준중형 택시는 찾아 볼 수가 없습니다.
인터뷰 : 민만기 / 녹색교통 사무처장
-"소형 택시도 분명히 용처와 수요가 많이 있습니다. 중대형 택시 일색으로 하는 것보다 에너지 절약 문제가 있기 때문에 소형택시가 보급될 필요가 있습니다."
찬반 논란이 있긴 하지만 택시 기사들과 시민들도 소형택시가 운행된다면 기꺼이 이용하겠다는 반응입니다.
인터뷰 : 박기환 / 택시 기사
-"(기자: 소형 택시 운행하실 생각 있으세요?)
(기사: 그렇죠. 저는 이것 폐차시키고 작은 차 사려고 합니다.)
인터뷰 : 윤선영 / 대학생
-"차가 크다고 해서 편하고 그런 것 보다는 운전하시는 분이 잘 하면 작은 차라도 목적지까지 편하게 갈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인터뷰 : 조진우 / 회사원
-"소형 택시라도 괜찮죠. 굳이 뭐 중형택시나 큰 택시를 탈 이유는 없으니까요."
문제는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2,000CC 이하의 LPG 차량을 생산하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영업용 택시와 장애인 수요만을 보고 작은 차 생산해봐야 남는 게 없다는 이유때문입니다.
(☎-현대차 관계자)
-"택시는 사실은 솔직히 말해 돈이 안 되긴 안 되는 장사예요. 면세차이기 때문에판매에 있어가지고 지금 일반 승용차의 마진에 안 되지 않습니까. 못 미친다는 거죠."
여기에 정부와 서울시의 정책 의지 부족도 한 몫을 하고 있습니다.
소형택시가 도입돼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몇 년째 제대로 된 정책검토를 전혀 하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 : 서울시 관계자
-"(소형택시처럼) 커뮤니티할 수 있는 택시들이 나오면 좋다고 생각하는데 우리가 아직 정책개발을 못 했어요. 그래서 할 거다 할 수도 없고, 어떻게 할 수도 없고, 있어도 좋을 거라는 그런 얘긴 우리 공무원이 할 수 있는 말이 아닙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 택시운수업체는 1,600CC 휘발유 차량을 구입한 뒤 LPG 차량으로 개조해 운행하고 있습니다.
2,000CC LPG 차량보다 차 값이 더 비싸고 120만원에 달하는 개조비용이 들지만 연료비 절감으로 얻는 효과가 더 크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 박철영 / 일진운수 전무
-"기름값이 너무 오르기 때문에 2,000CC하고 1,600CC 하고 기름값을 비교해 보니까 1,600CC하게 되면 기름값이 25% 이상 절감이 될 것 같아서.."
최근 부산시도 이런 장점을 받아들여 시 차원에서 천 대 가량의 소형 택시 도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가격은 2,000CC 차량의 80%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계획입니다.
(☎-부산시 관계자)
-"총수입 부분하고 비용부분하고 감안하면 수지개선부분이 현재 2,000CC 하는 것보다는 낫다. 그렇게 판단이 돼서..."
택시 운수 업계가 파악하고 있는 전국의 소형 택시 수요는 전체 택시의 30% 가량인 7만 5
2,000CC 중대형 차만 운행할 때보다 연간 4억3천8백여만 리터의 연료와 3천547억 원 정도의 비용 절감이 가능합니다.
윤호진 / 기자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정책의지와 자동차 제조업체의 협조가 없다면 고유가 시대에 시민과 관련 업체들의 시름만 깊어질 따름입니다.
mbn뉴스 윤호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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