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상반된 실적을 내놨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화물 수요 감소와 메르스 후유증, 경쟁 심화로 인한 운임 하락, 원화 약세 등 연이은 악재로 양사 모두 고전한 가운데 아시아나항공은 어닝 쇼크를 피하지 못한 반면 대한항공은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는 이익을 내 눈길을 끌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7.9% 감소한 101억원에 그쳤다. 이는 시장 기대치(397억원)를 크게 밑돈 것이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도 950억원에 그쳐, 전년 대비 3.1% 줄었다. 반면 대한항공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1498억원으로 전년 대비 2.1% 줄어드는 데 그쳤다. 소폭이나마 시장 기대치(1438억원)를 웃돌았다. 연간 영업이익은 6266억원으로 전년 대비 58.6% 늘었다.
두 회사의 실적 차이는 장거리 노선 비중 차이에서 비롯됐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저가항공사와 경쟁이 치열한 단거리 노선 매출 비중이 50%를 넘어 운임 하락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를 피할 수 없었던 반면 대한항공은 경쟁 강도가 낮은 장거리 노선이 주력이어서 수익성 수성이 용이했다는 것.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아시아나항공의 운임이 전년 대비 11% 하락한 반면 대한항공은 6% 하락하는데 그쳤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내국인 출국자가 급증한 데 힘입어 대한항공은 운임 하락에도 국제여객 매출이 전년 대비 2% 증가한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2% 줄었다”며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장거리 노선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형기 도입에 나서면면서 감가상각비 등 비용 부담이 늘어난 것도 실적 부진의 원인이 됐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당분간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수익성 개선을 위해 에어서울에 단거리 노선을 이관하는 방안을 추진중이지만 최근 저가항공사의 안전 문제가 불거지면서 에어서울 출범이 늦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대한항공도 사실 상황이 좋지 않다. 외화부채와 자회사 리스크가 부담이다. 지난해 영업이익 급증에도 불구하고 대한항공의 당기순손실이 4578억원에서 7030억원으로 늘어난 것도 두가지 불안요소 때문이다. HMC투자증권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외화부채는 102억 달러(12조2700억원)에 달한다. 강동진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원화값이 달러당 10원만 하락해도 900억원의 외화평가손실이 발생
[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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