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파트 평균 매매가 5.5억 금융위기후 최고

전세금 오름세와 분양 시장 호황에 힘입어 작년 한 해 가파르게 상승하던 서울 아파트 값이 지난달 마침내 5억5000만원 선을 돌파했다.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5억5000만원을 넘은 건 KB국민은행이 관련 조사를 시작한 2008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이전에는 2011년 6월 5억4559만원이 가장 높았다.
9일 KB국민은행 KB주택가격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5억5282만원으로, 전월인 작년 12월 매매가(5억2475만원)보다 2807만원 올랐다.
이 같은 상승세는 서울 강남권이 주도한 것으로 분석된다. 강남·서초·송파를 포함한 강남 지역 11개구의 평균 매매가는 6억6109만원으로 집계 이래 처음으로 6억6000만원대를 넘어섰다. 특히 강남3구는 재건축 일반분양가가 3.3㎡당 4000만원 안팎에 분양됐고 개포와 잠원 등을 중심으로 올해 일반분양에 나서는 단지가 잇달아 등장해 재건축 기대감이 높아져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다.
강북 지역 14개구의 1월 평균 매매가도 4억2566만원으로 처음으로 4억2000만원대에 진입했다. 마포와 공덕, 길음 등 뉴타운·재개발을 마친 새 아파트 가격은 매매 전환 수요가 몰리면서 작년 한 해 강세를 보였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1월 아파트 값이 크게 오른 건 KB국민은행이 통계를 업데이트하면서 최근 상승한 신규 분양 아파트 가격을 반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 가격은 3억9741만원으로 관련 조사가 시작된 2011년 6월 이래 처음으로 4억원대 진입을 눈앞에 뒀다. 강남 11개구는 이미 평균 전세 가격이 4억6277만원이었다. 전세 물량 부족으로 작년만큼은 아니더라도 올해 전세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어서 서울의 평균 전세가격 4억원 돌파는 시간문제라고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임채우 KB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전세난이 올해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서울을 중심으로 아파트 매매가격도 강보합을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임영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