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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은행의 투자일임업 진출을 강력히 반대해오던 금융투자협회가 ISA에 국한시키는 조건으로 한 발 물러서는 대신 증권업계도 은행처럼 비대면 일임계약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당근'을 얻어냈기 때문이다. '투자일임형 ISA'는 고객이 ISA 자산관리를 증권사에 일임하면 증권사가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이제는 은행도 이 같은 형태로 고객 자산을 관리할 수 있다는 뜻이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은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오늘로서 은행의 포괄적 투자일임업 진출에 대한 논의는 종결됐다"며 "국민 재산 늘리기 프로젝트라는 ISA의 취지를 고려해 대승적으로 수용했다"고 합의 배경을 설명했다. 하영구 은행연합회장도 "은행이 고객이나 지점 수가 훨씬 많기 때문에 일임형으로 ISA를 판매하는 것이 ISA 확산에 더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은행은 이미 투자일임업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는 증권사에 비해 출시 시기가 다소 늦어질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는 이번 합의로 투자자가 직접 지점에 가지 않더라도 온라인으로 계약이 가능한 비대면 일임계약을 대가로 얻어냈다. 은행에 비해 지점망이 6분의 1 수준에 불과한 증권업계가 온라인을 통해 고객 확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황 회장은 "은행은 이미 비대면 일임계약을 위한 준비를 끝냈지만 증권업계 준비가 끝날 때까지 기다린 뒤 동시에 시작하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황 회장은 ISA에 한해 은행의 일임투자를 허용하더라도 금융투자업계에 타격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운용하는 회사의 자산군 선택이나 시장 상황에 따른 리밸런싱 능력 등이 향후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은행의 투자일임업 진출에 물꼬가 트인 만큼
[박준형 기자 / 강다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