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5일 기준 2월 일평균 달러선물 거래량은 42만8290계약으로 전월(25만3286계약)보다 69%나 급증했다. 작년 12월 들어 주춤했던 달러선물 거래량은 연초 글로벌 증시가 요동치면서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달러선물 거래량이 늘어나면서 2월물 실물인수도 결제금액은 11억7584만달러(약 1조4230억원)로 1999년 국내 달러선물 시장 개설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달러선물 거래가 급증한 것은 작년 말부터 중국 경제 성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데다 유럽에 이어 일본도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면서 환율 변동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상우 파생상품시장본부 장내청산결제운영팀장은 "최근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실수요자의 환헤지 물량이 증가했다"며 "당분간 환율 급등락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미국 달러선물에 대한 실수요자의 시장 참여가 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 증권사 외환 트레이더는 "최근 박스권에 머물던 달러 대비 원화값이 한은 금리 인하 기대감에다 대북 리스크까지 겹쳐 17일 1227.10원까지 급락했다"며 "시세 차익을 노린 투기거래까지 가세하면서 원·달러 현물과 선물 거래량이 같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 거래량도 2월 들어 급증하고 있다. 17일 기준 2월 KRX 일평균 금 거래량은 24㎏(11억3400만원)으로 전월 대비 3배 증가했다. 지난 12일에는 하루에만 52㎏이 거래돼 금 시장 개설 이래 역대 최대 거래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시장을 덮친 공포 심리가 일시적으로 금값을 과도하게 올려놨다는 분석도 나온다. 제프리 커리 골드만삭스 상품시장 분석가는 "글로벌 경제가 불안하지만 금값 랠리를 정당화할 만큼은 아니다"며 "금가격이 중장기적으로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3월 3일부터 열릴 중국 양회와 10일 열릴 유럽중앙은행 통화정책회의 결과에 따라 환율 변동성은 더 커질 수 있다. 황 연구원은 "금 실물 최대 수요국은 중국"이라며 "중국이 내놓을 경기 부양책 강도가 물가 기대치와 동일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금값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커지자 글로벌 펀드매니저들은 아예 현금 비중을 늘리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A메릴린치)가 17일 발표한 월간 글로벌 펀드매니저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들 펀드매니저의 현금 보유 비중은 전체 자산 중 5.6%로 2001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BoA메릴린치에 따르면 통상 펀드매니저의 현금 보유 비중이 4.5% 이상이면 매수 신호, 3.5% 이하이면 매도 신호로 받아들인다. 최근 글로벌 증시에 변동성이 커지면서 보유 자산을 급격하게 매도해 현금 비중을 높여 놓은 만큼 향후 매수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 5일부터
[한예경 기자 / 배미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