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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02월 17일(17:50)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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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회사채 발행 시장이 개선세로 접어들었지만 기관 투자자들의 선택은 여전히 만기가 짧은 '단기채' 신용등급이 높은 '우량채'에만 쏠리고 있어 양극화가 심화되는 모습이다.
17일 투자금융(IB) 업계에 따르면 한화케미칼(신용등급 A+)은 5년 만기 회사채 500억원어치 발행을 위해 금일 수요예측을 실시했지만 370억원의 투자주문밖에 들어오지 않아 130억원이 미매각 됐다. A등급인 SKC도 지난 15일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5년 만기 회사채 발행 예정액(400억원)의 절반밖에 수요를 확보하지 못해 200억원이 미달됐다.
다만 한화케미칼과 SKC 모두 3년 만기 회사채 발행에서는 충분한 투자수요를 확보해 오버부킹을 기록했다. 기관투자자들의 단기채 선호가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오는 24일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인 LG전자도 최근 이런 시장 분위기를 감안해 회사채 만기를 줄였다. 당초 10년 이상 초장기물 발행을 염두에 뒀으나 발행 시장 여건이 여의치 않자 만기가 짧은 단기채 비중을 늘린 것이다.
지난해 1월 LG전자는 만기 10년과 15년 등 초장기 회사채를 포함해 총 4000억원 자금조달에 나선 바 있다. 당시 10년물에 2100억원, 15년물에 1100억원의 투자주문이 들어오는 등 총 960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그러나 이번 회사채 발행에서는 초장기물 대신 3년 만기 회사채에 1000억원을 배정했다. 전날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LG전자의 3년 만기 회사채에는 발행 예정액 세배에 달하는 3000억원의 투자주문이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단기채, 우량 등급에만 치우친 시장 양극화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만큼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들이 장기로 자금을 조달하기 힘들어졌다는 의미다. 박진영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기업들의 중장기 성장이나 실적 전망이 긍정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까지 확대되자 투자자들이 유동성이 풍부한 단기채와 등급 하락 위험이 적은 우량채로만 쏠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혜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