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한은이 구두개입을 단행해 시장이 다소 안정을 찾았지만 한동안 원화값이 하락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날 원화값이 낙폭을 키운 배경에는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향후 원화값 하락을 염려한 외국인들이 선제적으로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을 중심으로 원화를 매도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외환 당국 등 일각에선 미국계 자산운용사인 핌코 등 일부 해외 큰손들이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원화에 대한 롱(매수) 포지션을 청산하면서 이날 변동폭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외환 시장 한 관계자는 “NDF 시장에서 큰 손이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며칠새 달러대비 원화값이 하락하고 있지만 주식과 채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 이탈은 적은 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달 들어 프랭클린템플턴이 국채를 집중 매도해 원화 약세 기조가 형성됐다면 이번에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자산운용사인 핌코가 NDF 시장에서 원화 매수 포지션을 청산하면서 더 큰 폭의 원화 하락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핌코는 올 들어 20~30억달러에 달하는 달러를 매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정부 개입으로 원화값 하락세가 주춤했지만 당분간 상승은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김정식 연세대 교수는 “전세계 금융 사이클이란 큰 흐름에서 볼 때 현재 시점은 신흥시장에 자본이 이탈되는 국면”며 “미국의 금리 인상 여지가 남아있는 한 신흥국 정책만으로는 외국 자본 이탈을 막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그는 “선진국에서는 우리 경상수지 흑자만 보고 원화값이 저평가 돼 있다고 말하지만 실업률 경기 침체 등을 볼때에는 오히려 완만한
유신익 신한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시장에서는 당국 개입에 대한 경계감이 항상 있다”면서도 “그러나 현재는 외환시장에서 원화값이 더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는 추세가 더 강하다”고 덧붙였다.
[이상덕 기자 / 최승진 기자 / 김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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