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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 4단지 |
21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2월 셋째주 기준 3.3㎡당 평균 아파트값은 개포동이 3985만원으로 압구정동(3889만원)을 제치고 강남구에서 가장 비쌌다. 신흥 부촌으로 부상 중인 서초구 반포동(3917만원)과 학군 등에 힘입어 주거 수요가 강한 대치동(3357만원)보다도 개포동 평균 아파트값이 높았다.
최근 개포 재건축단지 몸값이 지난해 말보다는 떨어졌지만 개포동 평균 아파트값은 지난해 3분기 압구정동을 추월하고 강남구 1위를 지키고 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수석부동산 전문위원은 “재건축 사업이 탄력을 받으면서 개포가 압구정을 제치고 강남구에서 최고 부촌으로 다시 부상했다”며 “압구정 낡은 아파트들이 재건축될 때까지 강남구에서 당분간 ‘개포 시대’가 유지될 듯 하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개포에서는 오는 3월 개포주공2단지를 재건축하는 ‘래미안 블레스티지’(1957가구)가 첫 분양 포문을 연다. 6월 개포주공3단지에 이어 내년 개포시영도 일반분양에 나설 예정이다. 개포주공 4단지, 개포주공 1단지 등도 재건축을 진행 중이다.
강남 대표 부촌은 압구정이었다. 드라마에서 부자 사모님을 종종 ‘압구정 사모님’이라 표현하듯 정부의 강남 개발 과정에서 1975년 현대, 1977년 한양 등 대형 아파트촌이 형성되면서 20년 가까이 맹주(盟主)로 군림해 왔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00년말 3.3㎡당 아파트값은 강남구에서 압구정동이 1112만원으로 1위, 개포동이 2위(1083만원)였다. 이때 서울 아파트 평균가격은 669만원에 불과했다.
이후 개포와 압구정은 엎치락뒤치락하면서 1위 다툼을 했다. 2006년~2015년까지 매년 말 아파트값을 비교한 결과 강남구 집값 1위는 개포동·압구정동이 각각 5번씩 차지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다 아파트값이 폭등했던 2006년 개포동 아파트값이 전국 최초로 3.3㎡당 평균 4000만원을 넘어서며 절대 강자로 등극했다. 재건축사업 기대감이 높아지자 투자수요가 몰려 값이 껑충 뛰었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터졌던 2008년 개포동 평균 아파트값은 3.3㎡당 3000만원대로 주저앉았지만 이듬해 다시 4000만원선을 회복했다.
승승장구하던 개포는 재건축이 지지부진해지며 2011년부터 무너지기 시작했다. 압구정동 아파트값은 2011년 강남구 1위(3.3㎡당 3956만원)를 차지한 이후 2014년까지 1위를 놓치지 않았다.
서초구 반포동이 부각되기 시작한 시점도 이 때부터다. 반포동은 개포동과 달리 재건축사업이 착착 진행돼 반포자이(2008년)와 반포 래미안 퍼스티지(2009년)가 입주하며 부촌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개포가 지난해 하순부터 다시 질주했다.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내자 개포동이 다시 1위 자리를 탈환한 것이다. 지난해 개포동 아파트값이 부동산114 기준 3.3㎡당 평균 4000만원대를 회복하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개포가 압구정을 앞지른 이유에는 압구정 재건축 단지는 중층 중대형 위주인 반면 개포는 5층 이하 저층에 소형이 많아 개포 아파트 평당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아진 요인도 한몫했다. 일반적으로 저층 소형 재건축 단지가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의 가계대출규제 강화와 단기간 급등한 데 따른 단기 조정으로 개포 아파트값이 최근 조정받았지만 올해 개포지구 재건축단지 첫 분양을 계기로 가격이 회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신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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