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서울 첫 준공업지역 재정비 리츠 사업을 추진 중인 서울 영등포 양평14구역 일대. 개발 사업이 수년째 지체되면서 주택 노후화가 심해지고 있다. [김호영 기자] |
재정비 사업 관련 리츠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재건축·재개발 일반분양 물량을 리츠가 매입해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것은 공통이지만 서울시 SH공사처럼 공공이 사업 주체가 돼 사업비를 절감하고 인허가 속도를 냄으로써 수익성을 높이는 '서울형 재정비 리츠'와 기존 방식처럼 건설사와 주민으로 꾸려진 조합이 사업을 추진하되 임대주택을 늘리는 대신 용적률 상향 등 개발 이익을 늘리는 '뉴스테이 연계형 정비사업'이 있다.
6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리츠를 시범 도입한 서울·수도권 재개발 사업이 순항하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 양평14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 추진위원회는 이르면 내달 SH공사와 서울형 재정비 리츠 사업시행 약정을 체결할 계획이다. 앞서 추진위는 올 초 SH공사에 단독 사업시행자 지정을 요청하기로 의결했다. 추진위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가 예전만 못한데 개발 이익이 클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만으로 재개발을 추진했다"며 "하지만 재개발이 멈춘 사례를 본 주민이 사업비용을 줄이고 개발 속도를 냄으로써 분담금을 상쇄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실제 양평14구역 인근 11~13구역은 2011년 사업시행인가를 받았지만 사업성이 낮아 지금까지 관리처분 절차를 밟지 못하고 있다. 양평14구역은 오는 6~7월쯤 주민총회를 거쳐 SH공사가 사업시행자로 결정되고 추진위는 주민대표회의로 바뀌면 재개발 리츠사업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지하철5호선 양평역에서 남쪽으로 150m가량 떨어진 양평14구역에는 20여 층 고층 아파트와 지식산업센터(연면적 5240㎡)가 들어설 계획이다. 사업 시작 단계부터 리츠가 일반분양 물량인 100~150가구를 준공공임대주택으로 입도선매하고, 주민은 확정지분제로 새 아파트를 분양받는 구조로 정비계획을 세운다. 주민이 시공사를 선정할 수 있지만 건설사는 공사만 맡는다. SH공사가 첫 시범사업지로 선정한 동대문구 제기4구역 사례로 미뤄볼 때 공사비는 기존 방식보다 10~20% 정도 줄어들 전망이다.
일반분양 물량을 리츠가 일괄 매입하기 때문에 견본주택 건립·운영비와 분양 광고·홍보비, 분양대행사 경비, 분양 보증수수료 등도 절감할 수 있어 저비용 구조로 전환되는 효과가 있다. 예컨대 견본주택을 짓는 데만 평균 10억원 안팎이 들며 용지 임대료와 관리비를 포함하면 인건비를 제외한 운영비만 적어도 연간 20억~30억원에 달한다. 공사비와 분담금 등 여러 비용을 확정한 뒤 재개발에 들어가는 만큼 주민들은 사업 예측 가능성이 높아진다.
![]() |
인천 부평구 청천2구역은 임대리츠로 개발이익을 늘림으로써 재개발 사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일반분양 상당수가 미분양될 염려가 제기돼 2010년 사업시행인가를 받고도 사업이 중단됐지만 조합이 리츠에 일반분양 물량을 매각하는 조건으로 용적률 상향 인센티브를 받으면서 재기에 성공해 이달 말 6년 만에 시공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청천2구역은 용적률이 기존 250%에서 292%로 상향돼 주택 수가 3592가구에서 5091가구로 크게 늘었다. 대신 조합원 분양과 공공임대를 제외한 3500가구가 리츠에 통매각된다. 미분양 위험이 사라지면서 지난달 초 시공사 선정을 위한 현장설명회에는 13개 건설사가 참여해 성황을 이뤘다. 대림산업 수주가
[임영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