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 분석 / 대림산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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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산업의 지난해 영업이익 2718억원 중 유화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1587억원이었다. 올해 유화산업 업황이 더 좋아지면서 지난해 수준의 이익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에틸렌 스프레드(원재료인 나프타와 에틸렌 제품과 가격 차)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4.5%가량 늘어났다. 1분기 실적에서 사내 유화 부문과 여천NCC를 포함한 지분법 대상 유화 자회사 실적이 당초 기대보다 더 좋아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주가는 올 들어 32% 올랐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분기엔 여천NCC의 지분법 이익이 90억원에 불과했으나 올해 1분기는 최소 200억원 정도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특히 지난해 말 공장 증설이 마무리되면서 폴리부텐(PB) 생산능력이 재작년 14만t에서 올해 18만t으로 크게 늘어나는 점도 긍정적이다.
그동안 발목을 잡았던 플랜트 부문은 저수익 프로젝트 준공이 일부 지연되고 있지만 부실은 대부분 처리했다. 대림산업이 재작년 영업손실 2702억원을 기록한 가장 큰 이유는 연결자회사인 DSA(사우디아라비아 법인)에서의 적자 때문이었다.
중동붐을 타고 시작된 대형 프로젝트에서 현금 흐름에 차질이 있었지만 지난해 들어 대부분 공사가 마무리되며 수주잔액이 빠르게 감소했다. 2012년 2조원에 가까웠던 수주잔액이 지난해 4분기 말 기준으로 3700억원 정도 남았다. 작년 말 사부코 프로젝트(공사액 3000억원), 엘라스토머 프로젝트(공사액 3050억원)까지 완공되면서 올해는 이소시아네이트와 라빅2 프로젝트가 하반기 완공을 기다리고 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대형 프로젝트 공사가 거의 마무리되면서 이제 추가적인 부실이 나올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2014년 5043억원의 적자를 봤던 DSA가 올해는 적자 규모를 400억~600억원 정도로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증권가는 예상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선 대규모 손실을 봤지만 경제제재가 풀린 이란은 기대의 땅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림산업은 경제제재로 공사가 중단된 뒤에도 지사 인력을 철수하지 않고 유지해 현지에서 신망을 얻었다. 토목, 건축, 플랜트 공사에 대거 시동이 걸리는 이란에서 가장 큰 수혜를 받을 건설사로 대림산업이 꼽히는 이유다. 2013년까지 3조~5조원 수준을 기록했기 때문에 이란 시장 개방이 본격화하면 플랜트 부문 신규 수주가 크게 늘 전망이다. 다만 수주가 실제 매출로 잡히는 시점은 내년 이후다.
대림산업은 2016년 가이던스를 통해 올해 신규 수주 목표(플랜트, 건설 부문 모두 포함)를 지난해와 거의 비슷한 13조원으로 제시했다. 수주 목표를 달성한다면 대림산업은 유화 부문의 안정적 이익에 주택 및 플랜트 선전까지 더해져 10조원을 훌쩍 넘는 매출을 올릴 수 있다. 증권가는 올해 매출을 전년 대비 8% 늘어난 10조2774억원, 영업이익은 37.2% 늘어난 3728억원으로 전망했다.
다만 주택 부문 성적이 관건일 것으로 보인다. 올해 주택 분양은 전국 2만1000가구로 지난해 3만3000가구에 비하면 줄어들었지
[김제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