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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에서는 코스피가 2000선을 무난히 넘어서 2100까지 내다보는 전문가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외환시장에서도 원화값이 1150원까지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17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장중 한때 2000.3을 찍으며 올들어 첫 2000선을 돌파했다. 미국발 훈풍으로 개장직후부터 상승세를 탄 코스피는 전날보다 13.09포인트(0.66%) 오른 1987.99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가 장중 기준으로 2000선을 넘은 것은 지난해 12월 24일 이후 약 3개월만이다.
지난달말부터 주식 순매수 행진을 지속한 외국인들은 이달들어 17일까지 총 2조5861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외국인은 지난해 6월 이후 올해 1월까지 유가증권 시장에서 16조원이 넘는 주식을 순매도했지만 지난달 3000억원 순매수로 돌아선 이후 이달들어 연일 순매수 규모를 늘리고 있는 형국이다.
이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최근 이틀간 개최한 올해 두 번째 FOMC 정례회의에서 현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히 재닛 옐런 연준 의장 등은 올해 연준의 금리 인상이 2차례에 그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지난해 말 권고된 금리 인상 횟수의 절반 수준이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예상되는 금리 인상 횟수가 4회에서 2회로 줄었다는 것은 더 나아가 1회로 줄 수도 있다는 의미”라며 “4월까지는 위험자산 선호가 두드러져 지수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초부터 글로벌 변동성 확대로 한때 1830선까지 추락했던 코스피는 이달 들어 주요국의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감과 국제유가 반등이라는 호재를 안고 본격적인 상승을 시작했다. 특히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에서 시장 기대치를 넘는 부양책을 내놓으면서 이달 11일 올해 처음으로 1970선을 넘어섰고, 글로벌 정책 이벤트의 정점인 3월 FOMC 결과가 이날 새벽 발표되자 장중 연고점을 경신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과 국내 투자자 사이에서 공방이 벌어지고 있지만 유가가 40달러를 돌파하면 지수도 2000선 박스권을 돌파하고 추가 상승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그동안 독자노선을 걷던 미국 연준이 매파에서 비둘기파로 돌아서면서 글로벌 정책공조에 참여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며 “국내 기업의 1분기 실적이 양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코스피도 2000선에 무난히 안착하고 2100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국인 자금유입 덕분에 원화값도 급격한 강세를 보였다. 이날 달러당 원화값은 1180.0원으로 거래를 시작해 전날 종가대비 20원 오른 1173.3원에 장을 마쳤다. 달러당 원화값이 1170원대까지 오른 건 지난해 12월이후 석달여만이다.
글로벌 달러 약세와 시장의 위험선호 강화에 따라 원화값이 단기적으로 1150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4월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희박해졌고 6월에야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는 만큼 4월 중순까지는 달러당 원화값이 1150원선까지는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유신익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산유국들이 산유량 동결에 대해 논의하면서 국제유가가 반등한 점, 미국의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가 줄어든 점을 들면서 “위험자산을 선호하는 최근 트렌드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
17일 도쿄 외환시장에서도 엔화 매수세가 몰리면서 달러당 엔화값이 장중 111엔대까지 급등했다. 달러당 엔화값은 이날 오후 2시께 전일 대비 1.71엔 오른 111.93엔까지 치솟았다. 이날 엔화값은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으로 엔화 수요가 몰렸던 지난 2월 25일 이후 3주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예경 기자 / 용환진 기자 / 박윤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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