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개포 저층 재건축 단지 분양가가 반포에 이어 3.3㎡당 분양가 4000만원 시대를 눈앞에 두자 조합원 입주권과 일반분양 사이에서 고민하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다. 특히 이달 말 분양하는 개포주공2단지(래미안 블레스티지)의 3.3㎡당 평균 분양가가 3760만원으로 최근 잠정 결정되면서 조합원 입주권 몸값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1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59㎡(이하 전용면적)의 새 아파트를 배정받을 수 있는 주공2단지 조합원 입주권 26㎡ 가격은 현재 6억~6억5000만원으로 불과 한 주만에 5000만원 가량 뛰었다. 조합원 입주권 52㎡도 9억원 안팎이었지만 최근 9억5000만원까지 오르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채은희 개포부동산 대표는 “분양가가 공개되면서 조합원들이 이에 맞춰 매도 호가를 올리고 있다”며 “조합원 입주권 가격과 일반분양가의 격차가 좁혀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조합원 입주권 가격은 일반분양가의 80~90% 정도로 저렴하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재건축 사업 정체로 추가분담금이 늘어날 염려가 있어 투자자들이 꺼려왔기 때문이다. 게다가 강남은 고분양가 책정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일반분양 가격이 올랐다.
현재 주공2단지의 경우 조합원 매물이 일반분양가보다 저렴하다. 84㎡ 새 아파트를 분양받는다고 가정해보자. 조합원 입주권 52㎡ 시세는 이달 현재 9억~9억5000만원이며 여기에 추가분담금 2억2700만원을 얹으면(취득세와 기타 금융비용 제외) 총 비용은 11억2700만~11억7700만원이다. 청약을 한다면 3.3㎡당 평균 분양가 3760만원 기준으로 12억5000만원 안팎을 지출해야 한다. 조합원 입주권을 사면 청약하는 것보다 최대 1억원 가량 아낄 수 있다.
하지만 조합원 입주권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면서 조만간 역전 현상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실제 지난해 강남은 재건축 사업이 활발해지면서 청약을 끝내고 시장에 나온 분양권보다 조합원 매물이 더 비싼 현상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개포 저층 단지 조합원 매물 가격은 재건축 시장이 반짝 반등했던 2010년 최고점을 찍고 내리막길을 걷다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폐지 등 재건축 규제가 풀린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상승세를 보이며 지난해 말부터 역대 최고가 기록을 경신하는 사례가 등장하고 있다. 이르면 연말 분양하는 개포시영 28㎡ 매매가는 5억7000만~6억원으로 2009~2010년 역대 최고가였던 5억6000만원을 제친 상황이다.
하지만 조합원 입주권은 5억~6억원 이상의 목돈을 한꺼번에 투자해야 하는 게 단점이다. 자금여력에 한계가 있다면 청약을 통해 당첨을 노린 뒤 계약금과 중도금, 잔금 등을 순차적으로 내는 게 나은 선택이 될 수 있다. 또 조합원 입주권은 층과 동·향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여서 잘 비교해야 하며, 시장 분위기에 따라 분담금이 늘어날 수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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