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수동1가 재개발지역. [김호영 기자] |
2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것으로 알려진 성수4지구가 다음달 조합 창립총회를 열 예정이다.
조합 관계자는 "사업 진행에 대한 주민 동의율이 77% 선으로 조합설립인가를 받기 위한 법적 필수 조건인 75%를 넘겼다"며 "이르면 다음달 초 총회를 열어 조합설립인가를 받고 연내에 사업시행인가까지 받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성수동 일대 공장터가 요즘 '뜨는 상권'으로 주목받는 데 이어 낡은 단독주택과 다세대·연립(빌라)들이 아파트촌(村)으로 변신을 시도한다. 그간 성수동 일대는 투자 수요를 밀고 당겨 '가까이하기에는 너무 먼 동네'로 통했다.
애초에 한강이 내다보이는 입지인 데다 2005년 서울숲 개발에 이어 오세훈 시장이 재임하던 2009년 주민들이 강변북로 지하화 비용을 부담하는 대신 초고층 아파트 건축을 통해 수익을 내도록 한다는 '한강 르네상스 계획'에 의해 정비전략구역으로 지정돼 재개발 사업을 추진하면서 시장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성수동1가 노후주택 밀집지역(53만399㎡)의 '성수전략정비구역(재개발)'은 1~4구역으로 나뉘어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부동산시장이 바닥을 친 데다 서울시의 한강변 고층 아파트 층수 제한 가이드라인이 나오자 불확실성이 커져 사업이 속도를 내지 못했다. 구역 지정 7년째이지만 1~4구역이 모두 '추진위원회' 단계다.
하지만 4지구가 조합 설립을 눈앞에 두면서 일대에 기대감이 돌기 시작했다는 것이 현장 중개업소 전언이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거래량이 대폭 늘고 시세도 올랐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성수동1가 단독주택·빌라 등 매매 거래량은 2014년 74건이던 것이 작년 123건으로 두 배 가까이 늘어 구역지정 당시인 2009년(109건)보다도 많다. 20일 기준 올해 1~3월 매매 거래량(24건)도 주택 경기가 가라앉던 2012년(27건)과 2013년(32건) 연간 거래 건수와 맞먹는 수준이다.
임채우 KB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전세난 속에 매매전환 수요가 영향을 준 측면도 있다"며 "똑같이 한강 조망권 입지이지만 강 건너 반포와 압구정 지역의 재건축 추진 단지들이 아직 건축 심의 등 절차를 남겨두고 층수 제한에 걸린 반면 성수 재개발구역은 이미 5년 전 최고 50층(150m) 아파트를 짓는다는 계획이 통과되다 보니 희소성이 부각됐다"고 말했다.
성수동1가 단독주택의 경우 2012년 당시 매매가가 5억원(건물면적 187㎡·토지면적 99.5㎡) 선이었으나 지난해 8억원(건물면적 168㎡·토지면적 100㎡)으로 올랐다가 올 들어서는 10억5000만원(건물면적 171㎡·토지면적 99㎡)에 거래됐다. 인근 A공인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것이 노후 단독주택"이라며 "규격화되지 않아 단순 비교는 힘들지만 재개발 지역에서 건물면적보다 토지·대지면적을 더 고려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세가 상당히 오른 셈"이라고 말했다.
건설사들도 성수동1가를 기웃대는 상황이다. 대림산업은 2008년 접었던 '한숲e편한세상' 분양을 다시 추진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인근에는 부영이 지난해 12월 서울시 심의를 받아 49층 규모 관광호텔 3개동을 지을 예정이다.
투자자나
[김인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