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날보다 2.36포인트(-0.12%) 내린 1989.76으로 장을 마감했다. 개장 직후 30분 만에 2002.47까지 치솟았던 코스피는 기관의 차익 매도 폭탄에 밀려 또다시 1980선으로 주저앉았다. 코스피가 장중 2000선을 돌파한 것은 지난 17일 이후 사흘(거래일 기준) 만이다. 기관은 이날 하루 3130억원어치를 순매도해 지난 18일에 이어 2거래일 연속 3000억원 이상 매물을 던졌다.
증시 전문가들은 지수의 박스권 돌파보다는 개별 업종이나 종목의 상승에 투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글로벌 경제 상황이 아직 대세 상승장을 내다보기에는 역부족이지만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집중되는 업종에는 추가 상승 동력이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외국인들은 특히 지난 10일 이후 8거래일 연속 강한 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7~18일 이틀간 유가증권시장에서만 1조119억원어치를 사들인 외국인은 21일에도 134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주 외국인들은 화학 철강 유틸리티 등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지난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동결 결정으로 달러 하락·유가 반등이 나타나자 유화주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화장품주가 중국 수출 호재로 인해 강세를 보이면서 업종 전체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지난 5거래일간(3월 14~1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도 화장품 업종 간판 종목인 아모레퍼시픽(571억원)이었다.
특히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순매수를 나타내는 업종들이 소폭이지만 꾸준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달 들어 하루도 빠짐없이 매도세를 유지하고 있는 기관들조차 사들이면서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는 것. 대표적인 업종이 건설 의약품 비금속광물 업종이다. 지난 5거래일간(3월 14~18일) 외국인과 기관은 건설주 265억원어치 이상을 동반 순매수하고 있다. 1분기 어닝시즌이 다가오면서 턴어라운드가 기대되는 업종이기 때문이다.
건설주 외에 최근 1분기 컨센서스가 상향 조정되고 있는 업종 중 두드러진 것은 에너지·소재주들이다. 유가의 하락세가 일단락되면서 이익 추정치도 자연스럽게 올라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강한 순매수세로 돌아섰다는 점이 긍정적"이라며 "상품 가격 반등, 기업 이익 추정치 상향, 외국인 수급 개선 등으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외국인의 매수세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증시가 조정받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기관 매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호재가 뚜렷하게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창목 NH투
[한예경 기자 / 최재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