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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취임한 이병찬 신한생명 대표는 "무조건적인 외형주의를 탈피하고 수익이 뒷받침되는 건강한 영업을 추진해야 한다"며 내실 경영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이어 "철저한 손익 관리를 기반으로 모든 사업을 추진해야 하며 이는 지속 가능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고객 민원을 최소화하고 설계사·대리점·제휴사와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1955년생인 이 대표는 1982년 삼성생명에 입사한 이후 30년 넘게 보험업계에 몸담아 온 정통 '보험맨'이다. 신한생명은 지난해 순이익 1002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24% 늘렸다. 하지만 국제회계기준(IFRS4)이 강화될 예정이고 보험 규제가 완화된 여파로 대대적인 변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근 실적이 나빠진 흥국화재는 좀 더 비장한 모습이다. 지난 18일 흥국화재는 올해 8월 임기 만료되는 조훈제 대표 대신 문병천 부사장을 새로운 대표로 임명했다. 이 대표와 같은 1955년생인 문 신임 대표도 정통 보험맨이다.
문 대표는 1980년 대한생명에 입사한 이후 대한생명 영업지역 단장, 흥국생명 영업 총괄 부사장, 흥국화재 총괄 부사장을 거치는 등 35년 넘게 보험업계에 몸담아왔다.
현재 흥국화재는 전반적인 부진에 빠진 상태다. 지난해 흥국화재 순이익은 전년 대비 38.7% 감소한 197억원을 기록했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흥국화재 실손의료보험 손해율은 2014년 기준 140%를 넘는다. 이 때문에 올해 초 관련 보험료를 44%나 올리며 고객들에게 원성을 사기도 했다. 재무건전성 지표 중 하나인 지급여력비율(RBC) 역시 160% 수준으로 보험사 중 하위권을 보이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흥국화재는 지난해 민원이 가장 많은 금융사라는 불명예를 안기도 했다.
이 때문에 21일부터 출근한 문 대표는 '내실 성장을 통한 기업가치 증대'를 가장 먼저 내세웠다. 그는 "금융당국이 보험산업 규제를 완화하면서 업계가 큰 지각변동에 직면해 있다"며 "안정적으로 자산을 운용하는 한편 손해율을 개선하기 위해 보험계약 인수심사(언더라이팅)를 고도화하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특히 오랜 영업현장 경험을 살려 현장 중시 경영을 펼칠 것으로 보고 있다.
KB금융그룹은 지난해 LIG손해보험을 인수한 후 올해부터 본격적인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 'KB맨'을 신임 대표로 임명했다. 양종희 신임 KB손해보험 대표는 KB금융지주 전략기획담당 상무와 부사장을 역임했으며 KB손보에 그룹 색깔을 입혀 시너지 효과를 높일 인물로 기대받고 있다.
양 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전통 오프라인 채널에서 질적 성장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인재 양성 시스템을 개편하기로 했다. 비대면 채널인 다이렉트본부도 신설해 온라인과 모바일 중심 영업도 추진하기로 했다. 양 대표는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며 "'One Firm, One KB' 정신으로 협업해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을 이뤄 또 한 번 도약을 만들어 내겠다"고 말했다.
기존 성과보상제도를 개선해 유연한 인건비 지출구조를 만드는
지난 23일 권오훈 신임 대표가 취임한 하나생명도 내실경영을 강조하고 있다. 권 대표는 "외형적 성장도 중요하지만 대내외 환경이 만만치 않은 만큼 내실을 다지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리스크 관리에 각별히 신경 써 달라"고 주문했다.
[박준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