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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시장이 저금리와 저성장 여파로 예대금리 차이가 줄어드는 가운데 시중은행들은 인수금융이나 부동산 투자자문업 등 틈새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신한·국민·KEB하나·농협 등 국내 5대 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인수금융 실적은 총 5조6219억원으로 2014년 3조434억원에 비해 84.7% 증가했다. 건수 역시 같은 기간 34건에서 37건으로 증가했다.
인수금융이란 기업의 인수·합병(M&A)에 필요한 자금을 대출해 이자를 통해 수익을 올리는 것을 의미한다. 여유자금이 풍부한 시중은행들이 인수금융 시장을 적극 파고들고 있는 셈이다. 시중은행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신한은행이 2조401억원(7건)으로 대출액수가 가장 많았고 이어 우리은행이 1조4510억원(11건)이었다. 신한은행은 미래에셋증권의 KDB대우증권 인수에서 약 8000억원의 인수금융을 체결한 바 있다.
또 우리은행은 지난해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M&A에 신한은행, NH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와 함께 4조3000억원가량을 주선하기도 했다. 우리은행은 홈플러스 M&A에서만 약 24억원의 인수금융 이자수익을 벌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시중은행 여신담당 부행장은 "작년에는 홈플러스 같은 큰 기업이 M&A시장에 매물로 나오면서 인수금융 대출금액이 상당히 커졌다"며 "올해도 비정상 기업들이 회생을 전제로 워크아웃에 들어가면 은행의 인수금융 조달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만 워크아웃 대상 기업 중 회생할 가능성이 높은 'M&A형 기업회생' 기업이 많아야 인수금융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KEB하나은행도 작년 1조2357억원(10건)의 실적을 올렸는데 액수로는 2013년 5734억원(9건)에 비해 두 배가 넘는 실적이다.
일반적으로 인수금융은 기업이나 사모펀드가 다른 기업을 인수·합병하기 위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진행된다. 인수 주체 입장에서는 자체적인 자금 조달 방법인 회사채나 기업어음(CP)보다 50~60bp가량 금리가 비싸다고 알려져 있다. 은행 입장에서는 2% 후반에서 3% 초반에 달하는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인수금융 대출금리가 시장조달 금리보다 높기 때문에 인수 주체 기업은 상황이 나아지면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중도에 인수금융을 상환하기도 한다.
시중은행들이 이 같은 대안투자에 나선 것은 더 이상 리테일 중심 금융으로는 수익을 내기 힘들어서다. 2월 기준 예대금리차는 1.89%포인트(신규취급액 기준)까지 떨어졌고 작년 말 기준 은행의 순이자마진(NIM)도 1.58%로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그렇다고 비이자 수익을 벌어들이기도 쉽지 않다. 각종 금융서비스 수수료가 현실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부 시중은행들은 각자의 전문성에 따라 활발한 대안투자처를 찾고 있다. 농협은행은 2001년부터 교회 신축이나 증축에 돈을 빌려주고 이에 따른 이자를 통해 수익을 얻는 '미션대출'을 통해 수익모델을 다양화하고 있다. 이 은행 미션대출은 지난해 총 6970억원(4705건)으로 2013년 6580억원(4391건)에서 늘어나고 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대출금리가 최근 기준으로 3~4%이며 교회 건물과 토지가 담보가 되므로 안정성이 높다"고 밝혔다.
상호금융사도 대안투자에 나서고 있다. 수협중앙회는 최근 미국 댈러스에 있는 상업용 오피스텔 건물에 다른 기관투자가 6곳과 함께 투자
[김효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