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웃었던 펀드가 올해 1분기엔 ‘엉엉엉’

올 1분기 주식형 펀드시장에선 지난해 좋은 성과를 보였던 상품들이 크게 부진했다. 작년 성장을 이끌었던 중소형주와 소비재 중심의 성장주들이 연초 이후 약세를 지속한 탓이다. 반면 낙폭이 컸던 건설·조선 업종이 기술적으로 반등하면서 해당 섹터 상장지수펀드(ETF)들이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1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올해 1분기(30일 기준) 국내주식형 펀드 평균수익률은 0.4%로 전년 같은 기간(6.5%)에 비해 하락했다. 중소형주(-2.6%)를 비롯해 유형별로 대부분 마이너스를 기록한 가운데 배당주펀드(2.0%)만 체면치레를 했다.
특히 지난해 좋은 성적으로 주목받던 대형 액티브펀드들은 일제히 부진했다. 1조원 펀드 반열에 올랐던 ‘메리츠코리아’ 시리즈는 ETF를 제외하면 1분기 국내주식형 펀드 중 수익률이 최하위(메리츠코리아연금 -8.6%)에 머물렀다.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의 펀드 다수를 포함해 올 들어 부진했던 CJ·아모레G·한샘 등 소비성장주 비중이 높은 펀드들은 수익률 하위 10%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같은 현상은 ETF 성과에서 두드러졌다. ‘미래에셋TIGER건설’ ‘삼성KODEX건설’ ‘KODEX조선주’ 등은 1분기 10% 안팎 수익률을 기록하며 지난해 낙폭을 일정 부분 회복했다. 반면 ‘TIGER화장품’ ‘TIGER생활필수품’ 등은 -10% 이상 손실 구간에 있다.
해외주식형 펀드에서도 기술적 요인에 의한 수익률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1분기 해외주식형 펀드 수익률 최상위권에는 ‘신한BNPP골드(30.0%)’ ‘블랙록월드골드(29.5%)’ ‘미래에셋브라질업종대표(18.4%)’ 등 금·원자재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들이 포진했다. 지난해만 해도 원자재·천연자원 가격이 바닥까지 추락하면서 전체 금펀드의 연평균 수익률은 -13.2%, 원자재와 천연자원 펀드는 각각 -23.3%와 -31.1%로 떨어진 바 있다. 중국 본토펀드는 최근 한 달 반등했으나 1분기 전체는 -12%로 여전히 부진했다.
남상직 한국투자신탁운용 마케팅기획부장은 “중소형주와 성장주들에 대한 기대치로 인해 주가는 계속 올랐지만 실적으로 증명되지 않으며 정상 주가를 찾아가는 과정”이라며 “해외 부문에서의 에너지를 비롯한 원자재 섹터의 선전은 지나치게 많이 떨어진 가격에 근거한 리바운드 성격”이라고 설명했다.
[이용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