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사 리스크 비교해보니…국내 주택<해외 건설

“국내 주택 시장보다는 해외 건설 시장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더 커 보인다. 해외 미청구공사 절대 금액은 줄었지만 준공이 임박한 현장과 플랜트공종 등 손실 위험이 큰 분야가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권기혁 한국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실장은 5일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건설 부동산금융’세미나에서 이같이 진단했다. 주택시장과 해외 건설의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건설사 신용전망 등급이 상향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전망이다.
권 실장은 “건설사들의 회사채 차환이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올해도 유동성 대응 능력에 따라 신용등급 향방이 좌우될 것”이라며 “해외 건설의 경우 공개입찰 수주가 적고 수주 지역이 다변화될수록 해외 건설 리스크가 줄어든다”고 분석했다. 국내 주택 사업의 경우 아직까지는 공급과잉으로 예단하기 힘들어 상반기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건설시장에 긍정적 요인과 부정적 요인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형국이란 진단이다.
권 실장은 △공급을 축소하고 재개발·재건축 등 멸실을 앞당기는 정부 정책 △전세 부족, 급격한 월세전환 등 구매수요를 자극하는 시장 환경 △기업·금융자본 참여(뉴스테이)로 개인의 구매력 저하를 보완한 게 긍정적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올해 아파트 분양 물량이 관건인데 지난해 보다 34% 줄어든 34만~35만가구 수준인데다 과거와 달리 중소형 비중이 90% 이상이어서 주택가격 급락 가능성이나 미입주 리스크는 낮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경기지역은 매매가보다 분양가가 높아 국지적으로 미입주 리스크 발생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그는 △주택담보대출 심사 강화 등으로 가계부채 부담 △인구구조와 저성장, 고용불안 등 펀더멘탈을 약화시키는 거시 변수△아파트 대체재인 연립주택 등 공급 급증 △금리인상 가능성 등을 부정적 요인으로 꼬집었다. 해외건설의 경우 국내 8개 건설사의 미청구공사 규모는 작년말 11조9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2조7000억원이나 줄었다. 하지만 미청구공사 감소액 중 절반 가량이 불확실성이 크지 않은 부분에서 감소해 준공이 임박한 현장이나 중동 3국 발주, 플랜트 공종 비율이 높은 곳, 누적 매출액 대비 미청구공사 비율이 감소하지 않은 경우 등 손실발생 위험도가 높다는 것이다. 지난 2010-2012년 수주의 절반이 손실을 내는 현장이었고, 저유가가 장기화하면서 수익성 개선도 쉽지 않다는 게 권 실장 추정이다.
[이한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