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PHC)파일 시장 점유율 1,2위 업체인 대림씨엔에스와 동양파일이 같은 시기에 증시에 입성했지만 이를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시선은 차갑다. 두 기업은 투자자들에게 이렇다할 인기를 끌지 못한채 상장 첫날 공모가보다 낮은 수준에 시초가를 형성했고, 이후 줄곧 공모가 밑에 머물러 있다. 비슷한 시기에 상장한 기업들은 대부분 주가가 순항하고 있어 대림씨엔에스·동양파일의 한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7일 대림씨엔에스의 주가는 2%대 강세를 보이며 2만6000원을 소폭 웃돌고 있고 동양파일 역시 강보합권에 머물면서 9000원선 초반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현 주가는 각각 공모가인 2만7700원, 1만원 대비 낮은 수준이다.
대림씨엔에스와 동양파일의 부진은 사실상 예견된 수순이었다. 두 기업은 수요예측과 공모청약에서 타 기업 대비 흥행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대림씨엔에스는 일반공모 청약에서 26대 1의 저조한 경쟁을 나타냈고 동양파일은 무려 2대 1을 기록했다. 여타 공모주들이 최소 세 자릿수 이상의 경쟁률을 기록했다는 점과 비교하면 분명 눈에 띄는 부진이다.
여기에 올 들어 상장한 12곳 가운데 현 주가를 공모가보다 낮은 가격대에 형성하고 있는 곳은 대림씨엔에스, 동양파일, AP위성통신 등 단 3곳이다. 이 가운데 큐리언트는 공모가 대비 주가 수익률이 120%에 육박하는 수준을 기록하고 있고 유니트론텍도 공모가 대비 70% 넘게 뛰면서 우상향 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사실상 투자자들이 건설주 자체를 기피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PHC파일 시장 1·2위 업체가 동반 상장했음에도 투자자들의 외면과 함께 주가는 초라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PHC파일에 대한 투자자들의 이해도가 낮아 타 공모주 대비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김영각 현대증권 연구원은 “PHC파일은 건설 등 관련 산업에 종사하지 않으면 듣기 어려운 전문 분야의 용어”라면서 “이는 건물이 들어서기 전 대규모 건설 현장의 초기 단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PHC파일이란 건축·구조물 등 기초 안정성을 확보하는데 필요한 고강도 콘크리트 말뚝을 의미한다. 즉 PHC파일은 기본적으로 아파트나 공장 등을 건설할 때 필요한 자재라 건설 경기에 막대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김 연구원은 다만 “PHC파일은 아파트 등의 주택 건설에도 많은 양이 필요하지만 산업단지 등의 연안 간척지에서도 수요가 많다”면서 “주택 경기에 대한 우려에도 새만금 간척지 등 산업단지에서의 수요가 꾸준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디지털뉴스국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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