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빌딩시장 ‘탈(脫) 강남’바람이 불기 시작됐습니다. 앞으로 강남을 벗어나 시세차익보다는 수익률에 집중하는 투자가 필요합니다.”
중소형 빌딩매매 전문업체인 리얼티코리아의 유진석 대표는 10일 “인기가 높은 50억원 이하 ‘꼬마빌딩’을 찾는 투자자라면 어설픈 강남 빌딩보다는 다른 지역의 핵심상권 건물을 노리는 것이 좋다”며 이같이 말했다.
리얼티코리아에 따르면 500억원 이하 중소형 빌딩 거래의 70%는 개인들에 의해 이뤄진다. 유 대표는 “강남과 강북의 거래비율이 예전에는 강남 7, 강북 3 정도 였다면 최근들어서는 강남 5, 강북 5으로 강북 빌딩들의 거래가 상대적으로 활발해졌다”고 말했다.
매각차익 보다는 향후 임대료 수익에 투자자들의 더욱 관심이 높아진 것은 또 다른 트렌드 변화다. 강남에서도 신설 9호선 라인에 대한 시장의 기대심리가 있지만 매도자들이 부르는 ‘호가’만 높을 뿐 실제 임대수익이 가격을 받쳐주지 못하면 매매가 어려운 실정이다. 유 대표는 “투자자들이 부동산을 금융상품처럼 대하기 시작했다”면서 “과거에는 지하철, 재개발 등 개발 호재에 따른 ‘재료’와 매각차익이 시장을 지배했다면 지금은 철저히 ‘월세’수익을 본다”고 말했다.
그는 “2008년 금융위기 전만 해도 수익형 부동산 투자는 강남 6%, 강북 8%, 서울 외곽 10%정도의 수익률을 내야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면서“지금은 금융상품의 수익성이 떨어지며 빌딩이 대체투자로써 각광을 받게 되고 금융시장의 불안을 경험한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부동산을 선택한 것이 건물 가격을 밀어올리는 동력이 됐다”고 설명했다.
최근 3~4년 사이 빌딩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현재 매물로 나온 강남빌딩의 수익률은 3%, 강북은 4~5% 정도로 유지되고 있다. 자산가들이 3% 수익률에도 불구하고 빌딩투자에 나서는 가장 큰 이유는 소위 ‘레버리지’효과 때문이다. 자기자본을 100% 투자할 때 수익률이 3%라면 융자를 통해 자기 자본비율을 낮출수록 자본 대비 수익률은 상승하게 된다. 물론 이 시나리오는 임대수익이 금융비용보다는 높아야 하는 것을 가정하고 있기 때문에 ‘저금리’가 수익형 부동산의 핵심 키워드가 될 수 밖에 없다. 유 대표는 “저금리의 영향으로 중소형빌딩 시장은 여전히 매도자 우위시장이 계속되는 중”이라면서 “저금리가 계속되는 이상 중소형 빌딩시장은 계속 활황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좋은 빌딩을 사는 비결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유 대표는 “거래인과 친해져라”는 답을 내놓았다. 그는“빌딩거래는 물량이 제한적이지만 1년에 1~2건씩은 ‘무조건 사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로 좋은 물건이 나온다”면서 “아무래도 평소에 친한 투자자들에게 연락을 먼저 하게 된다”고
[김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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