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개념을 현재의 공장자동화에 머물지 않고 미래 컨셉으로 넓햐 본다면 인공지능(Al) 무인자동차 가상현실(VR) 등도 모두 포함됩니다. 이런 분야를 새로운 먹거리로 삼고 있는 기업에 관심을 갖고 투자해야 한다고 봅니다.”
12일 손현호 피델리티 인터내셔널 포트폴리오 매니저(41)는 서울 중구 피델리티자산운용 사무실에서 매일경제와 단독인터뷰하며 “인공지능, 무인자동차 등이 점차 현실화되면서 관련 기업들의 매출 이익과 직결되고 있다”며 “애플 구글 인텔 등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손 매니저는 2013년부터 전자상거래 사물인터넷 빅데이터는 물론 로봇 분야에 투자하는 ‘피델리티 글로벌 테크놀로지’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2009년에 설정된 이 펀드는 운용규모가 약 1조원이며 지난해 6월 재간접형으로 국내에 출시됐다. 지난 2월말 기준으로 최근 3년 펀드 수익률이 74.5%에 달해 대박펀드 중 하나로 꼽힌다.
펀드가 담고 있는 5대 핵심 종목은 애플 알파벳(구글 지주회사) 시스코시스템 삼성전자 인텔이다. 손 매니저는 “들으면 오래되고 진부한 회사같지만 기존 비즈니스로 돈을 잘 벌고 있고, 그 현금을 바탕으로 새로운 먹거리를 위해 계속 혁신하는 기업들”이라며 이들의 신성장 엔진으로 로봇 산업을 꼽았다.
특히 손 매니저는 구글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글로벌 인터넷 시장 최강자인 구글은 인터넷 광고 수입에 만족했다면 지금 보다 훨씬 많은 이익을 창출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하지만 구글은 이익의 일부를 자율자동차 등 인공지능에 투자하며 미래 산업에서도 경쟁 우위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인텔에 대해서도 “무인 자동차는 높은 수준의 컴퓨터 데이터 연산 작업이 가능해야 하는데 그것을 할 수 있는 기술은 인텔만이 공급할 수 있다”고 보유 이유를 설명했다. 애플과 삼성에 대해서는 스마트폰 시장에 국한하지 말고 휴대전화, 컴퓨터, 웨어러블 기계 등을 동시에 구현하는 시스템을 더 확대하려는 라이벌로 분석할 것을 주문했다.
손 매니저는 로봇기술의 대표적 적용 분야인 가상현실 시스템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는 “처음에는 긴가민가 했지만 시제품을 사용해보니 실생활에 적용될 경우 상당한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가상 체험학습이 가능한 교육분야, 무기 시뮬레이션이 가능한 방위산업 및 게임산업이 주목된다”고 말했다. 그는 페이스북 소니 밸브(미국 게임회사) 등을 유망 기업으로 꼽았다.
로봇과 IT 분야에서 미국 기업이 앞서는 현실에 대해서는 투자 문화를 지적했다. ‘글로벌 테크놀로지’ 포트폴리오를 보면 75%가 미국 기업인 반면 한국 기업은 6%에 불과하다. 손 매니저는 “미국에서는 투자자들이 위험을 감수하는 투자풀(POOL)이 많기 때문에 우수 인재들도 자연스레 모이지만 그 외 국가들은 그런 투자 환경이 발달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로봇 분야에 대한 국내 관심은 헬스케어 분야를 제외하고 큰 인기를 끌지 못한 섹터 펀드 분야에 최근 관련 펀드가 출시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최근 로봇 산업에 투자하는 사모펀드 ‘삼성 픽텍 로보틱스 플러스’를 출시했다. 로봇이 성능 개선, 소형화, 가격 하락 등으로
[채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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