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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대비 시세가 수천만 원 뛴 서초네이처힐 단지 전경. [매경DB] |
13일 서울부동산광장 실거래 자료에 따르면 서초구 전·월세 거래량은 지난해 1분기 3732건에서 올 1분기 3048건으로 10% 넘게 줄어든 반면 같은 기간 우면동은 198건에서 235건으로 10% 넘게 늘었다.
지상 8~10층, 총 6개동 건물로 구성된 삼성 R&D 캠퍼스에는 삼성전자 서초 사옥에 있던 디자인 부문 직원들과 수원 사업장 R&D 부문 일부 직원 등 5000여 명이 출퇴근 중이다. 실수요자가 늘어나면서 거래가 활기를 보이는 가운데 집값 상승 가능성을 염두에 둔 '갭투자자'도 찾아든다는 것이 공인중개소들 설명이다.
갭투자란 전세 시세가 높게 형성되거나 계속 오르는 지역에서 자기자본금을 적게 들여 집을 사들인 후 나중에 매매가격이 오르면 되파는 식으로 시세 차익까지 염두에 두는 부동산 재테크 방식이다.
조용하던 우면동 일대가 새 식구를 맞으면서 삼성 R&D 캠퍼스 맞은편에 들어선 '서초네이처힐 1단지' 전용면적 84㎡형은 4월 들어 1년 전보다 5000만원가량 오른 수준에서 매매가가 형성되고 있다. 전세금 역시 5700만원가량 올랐다.
인근 공인중개소들에 따르면 호가를 기준으로 매매가가 8억4500만~8억5000만원 선, 전세가는 6억7000만~6억8000만원 선이다.
2013년 분양 당시 분양가가 5억3700만~5억8900만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급등한 셈이다. 호가이긴 하지만 2억원 이상 뛰었다는 얘기다. 우면동 A공인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주택 시장 분위기가 안 좋아졌다고 하지만 이 동네는 거래가 활발하다"며 "경기 수원에서 옮겨온 직원들이 전·월세를 얻으려고 찾아오는 데 이어 이런저런 개발 소식이 들리면서 여유 자금이 있는 사람들이 발품을 팔아 찾아와 투자 목적으로 매매 시세를 묻고 간다"고 전했다.
서초 네이처힐은 우면동 일대에 SH공사가 조성한 7개 단지 총 3137가구 규모의 아파트촌이다. 2000가구 이상이 임대 물량으로, 이 중 외국인 임대용 178가구가 들어서 1단지는 수영장과 골프연습장 등을 비롯해 침대·소파·책상 등까지 포함한 고급 '레지던스' 개념으로 지었다.
우면동 일대에 입주한 지 10년이 넘어가는 '장년 아파트'도 시세가 올랐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1994년 입주한 '우면한라아파트' 전용면적 60㎡형은 매매가격이 지난해 4월 4억8000만원 선이던 것이 현재 5억3700만원 선이다. 부동산 경기가 좋던 2007~2008년 시세보다 3000만원 이상 오르면서 역대 최고가를 찍었다. 전세금은 지난해에 비해 4000만원 올라 3억7000만원 선이다.
반면 인근 상가 시장은 아파트 단지만큼 활기를 보이지는 않는다. 커피 전문점이나 식당 업종을 노린 삼성전자 R&D 캠퍼스 인근 상가들이 새로 들어서는 중이지만 아직은 '상권'을 형성할 만한 규모가 아니기 때문에 점포 거래가 잠잠하다는 것이 현장 분석이다. 인근 B공인 관계자는 "이른바 '항아리 상권'이라고는 하지만 지하철역에서 멀고 근처 삼성·LG·KT R&D센터 직원들, 아파트 주민 수나 밀도가 상권을 받쳐줄 만한 정
이 일대에 배후 주거지가 형성되면 상가도 각광받을 것이란 진단이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팀장은 "우면동은 오피스텔 분양도 이어지는 중"이라며 "대기업 R&D 시설이 늘어 일대가 연구시설 배후 주거지로 떠오른 후에 상권이 윤곽을 드러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인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