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아파트 리모델링 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서울시내 중·고층 중대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수직·수평 증축 리모델링 사업에 대한 관심이 커질 전망이다.
그동안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마련되지 않아 조합설립 단계에 머물던 대치2단지와 대청, 우성9차(개포)와 잠원한신· 한신로얄(잠원), 성지(송파), 이촌현대(용산) 등 리모델링 사업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전학수 대치2단지 리모델링주택 조합장은 “당초 1개층에서 3개층을 올리는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추진하기 위해 안전진단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나온 만큼 연내 건축심의 절차를 밟는 등 사업이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15층 1753가구로 구성된 대치2단지는 최고 18층 2100여가구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하지만 재건축 연한이 30년(기존 40년)으로 단축되는 등 재건축 규제가 완화되면서 재건축과 리모델링을 두고 고민을 빠지는 단지들도 적지 않다. 특히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폐지로 강남 일대에 고분양가 바람이 불면서 ‘몇년만 더 기다렸다가 사업성이 좋은 재건축을 하자’는 재건축 추진론이 힘을 받는 분위기다.
1986년 입주한 서초구 반포동 반포미도1차는 리모델링을 검토했다가 지난 2014년 재건축 연한이 줄면서 내년이면 조건을 채우게 되자 재건축으로 선회했다. 입지가 좋은데다 리모델링보다 재건축한 새 아파트 상품성이 뛰어나 분양가를 더 좋게 책정할 수 있는 만큼 사업적 측면에서 재건축이 더 좋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의 대체적인 평가다.
15층에 대형 평형으로 구성된 광진구 광장동 워커힐아파트도 지난 2004년부터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주민들의 재건축 요구가 거세다. 주차장을 지하에 조성하려면 공사비가 많이 들고, 내력벽 이동·철거가 가능해지면 평면은 기존보다 나아지는 길이 열렸지만 층고는 높이기 어려워 개방감이 떨어지는 등 리모델링은 재건축보다 설계 변경에 한계가 있어서다. 집값 상승 역시 리모델링보다 재건축이 유리하다는 의견도 많다.
다만 전문가들은 ‘묻지마 재건축’ 보다는 기존 용적률과 단지의 특장점, 주민들의 경제수준 등을 고려해 양쪽의 사업성을 잘 따져봐야한다고 조언한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수석부동산 전문위원은 “기존 용적률이 180% 이하라면 재건축이 유리하지만 200% 이상이라면 리모델링 사업을 검토해볼 만하다”며 “리모델링에서도 재건축처럼 1+1 쪼개기(대형 평수를 2채로 나누는 방식)가 가능해 사업성이 과거보다 개선될 여지가 생겼다”고 말했다.
실제 15층 712가구로 이뤄진 이촌현대 아파트는 현재 용적률이 263%여서 재건축을 할 경우 수익성을 맞추기가 어렵다. 이에 동 사이에 여유공간을 활용해 수평증축 리모델
[김기정 기자 /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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