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샀어야 하나’…아파트 5채 중 1채, 현 전세금이 4년전 매매가보다 높아

‘내 집 사, 말아’하는 고민이 오가는 가운데 눈길 끄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현재 전세를 살고 있는 사람이 4년 전 아파트를 샀다면 현 전세금보다 낮은 가격에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었다는 내용이다.
16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수도권과 5대광역시(부산·대구·광주·대전·울산) 아파트 496만8130가구를 대상으로 5월 현재 전세금과 4년 전인 2012년 5월의 매매 가격을 비교한 결과 이 중 18%인 88만9487가구의 현재 전세금이 4년 전 매매가격과 같거나 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방 5대광역시는 이 비율이 33%에 달했다.
5대광역시는 최근 4년 간 매매가격이 20.78% 올랐고 전세금은 32.7% 상승했다. 대표적으로 대구와 광주의 호당 평균 전세금은 4년 전 매매가격 수준을 넘어섰다. 대구광역시는 5월 기준 호당 평균 전세금이 2억1582만원으로 2012년 5월의 매매가격인 1억8750만원보다 15% 가량 높다. 광주광역시도 현재 호당 평균 전세금이 1억4224만원으로 4년 전 평균 매매가격인 1억3886만원을 웃도는 상황이다.
대구광역시 수성구 만촌동 ‘수성2차e편한세상’ 전용면적 84㎡형의 현 전세금이 4억6500만원 선으로 4년 전인 2012년 5월 당시 매매가 3억3000만원보다 1억원 이상 올랐다. 전남 광주광역시 북구 연제동 ‘연제1차대주피오레’ 전용면적 84㎡형도 현재 전세금이 4년전 매매가(1억3750만원)보다 7000만원 가량 높은 2억1000만원 선이다.
한편 수도권에서는 경기 용인 동천동 풍림아파트 전용면적 59㎡형의 전세금이 2억7500만원으로 4년 전 매매가격 2억1000만원보다 6500만원 정도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 전세금도 2012년 5월 이후 48.59%의 상승률(2016년 5월 기준)을 기록한 반면 같은 기간 매매가격은 2.37%오르는 데 그쳤다.
김은진 부동산114리서치팀장은 “저금리 등으로 인한 전세난 속에 주택 임대차시장이 월세 중심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데다 대규모 재건축에 따른 이주 수요가 겹치면서 전세금 시세가 최근 3~4년 간 매년 7~10%씩 오르는 식으로 매매가보다 빠르게 변한 탓”이라며 “다만 올 들어 전세시장은 지방을 중심으로 신규 입주물량이 늘면서 오름세가 둔화된 분위기”라고 말했다.
한편 국토교통부가 2년마다 실시해 발표한 ‘2014년 주거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세가구 평균 거주기간은 3.5년이다. 전세 계약이 통상 2년 단위인데 한 번 정도 재계약을 해 3~4년간 같은 집에 사는 경향이 반영된 것이다.
[김인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