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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매일경제신문이 국토교통부에서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넉 달간 공유형 모기지 실적은 74건·105억원에 불과했다. 이는 도입 초기 석 달간 실적과 비교하더라도 3%를 밑도는 실적이다. 수익공유형이 50건·71억원이고, 손익공유형은 24건·34억원이다. 올해 초 넉 달간 취급 건수는 한 달 평균 20건에도 미치지 못한 실정이다.
공유형 모기지 실적 급감은 이미 지난해부터 감지됐다. 최초 도입된 2013년 10월부터 12월까지는 불과 석 달 만에 2866건·3782억원 실적을 올릴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1%대 초저금리라는 혜택에 많은 대출자가 몰린 것이다. 공유형 모기지 인기는 2014년까지 이어졌다. 2014년 한 해 동안 공유형 모기지 상품은 5881건·7746억원 판매 실적을 올렸다. 미국 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고, 집값이 떨어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시장에 팽배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장 예상과 달리 미국 금리 인상 속도는 더뎠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지난해 1%대로 오히려 더 떨어졌다. 은행 대출금리도 2%대로 떨어졌다. 집값 하락에 대한 불안감이 해소되며 지난해 전국 주택 가격은 3.51% 올랐다. 2011년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주택시장 회복세가 뚜렷해지자 공유형 모기지 실적은 급감했다. 지난해 1년 동안 공유형 모기지는 1431건·1955억원 실적을 올렸다. 그리고 올 들어 한 달 평균 20건도 안 되는 취급 실적을 보이며 제도 자체가 유명무실해졌다. 주택금융업계 관계자는 "최근 은행 대출금리가 2%대 초반으로 떨어져 1.5%인 공유형 모기지에 근접했다"며 "집값이 오르면 수익을 정부(주택도시기금)와 나눠야 하기 때문에 공유형 모기지보다 일반 대출 선호도가 높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2013년 말 공유형 모기지를 받고 중도상환수수료가 없는 2019년 이후 아파트 매각을 고려하고 있다면 매매차익 중 상당 부분은 기금에 돌려줘야 한다. 대출 평잔 비율이 집값의 40%이고 매각이익이 1억원이라고 가정하면 집주인에게 돌아가는 수익은 6000만원에 그치는 셈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공유형 모기지는 집값이 불안정하거나 하락할 위험이 있는 경우 유용한 대출 상품"이라며 "2019년 이후 매각차익 정산 과정에서 마찰을 빚을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분위기를 감지한 우리은행은 지난해 내놓을 예정이던 공유형 모기지 상품 출시를 한 차례 연기한 끝에 아예 내지 않은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상황이 바뀌면 상품 출시를 고려하겠다고 했지만 힘들 것이란 전망이다.
공유형 모기지는 다음달부터 금융권 전반에서 취급이 아예 중단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정부가 지난달 '4·28 대책'을 통해 이르면 다음달부터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에게 최저 1.6% 금리로 돈을 빌려주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공유형 모기지 역시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만 대상으로 하고 금리는 1.5%로 0.1
■ <용어 설명>
▷ 공유형 모기지 : 2013년 8월 부동산 대책으로 정부가 도입한 생애최초 대출자를 대상으로 한 1%대 초저금리 대출상품이다. 주택도시기금과 시세차익을 나누는 수익공유형과 집값 하락 시 손실까지 나누는 손익공유형 두 종류로 나뉜다.
[문지웅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