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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주처가 당연히 줘야 할 돈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지급 시기만 미루고 있는 미수금보다 더욱 악성이다. 미청구 공사는 발주처가 줘야 할 돈으로 인정하지도 않았기 때문에 협상에 실패하면 향후 손실로 반영될 가능성이 한층 높다. 특히 유가 하락 등으로 공사비 삭감 논란이 거센 중동 지역 공사가 대부분이어서 건설사 회계에 '잠재 폭탄'이라는 염려의 목소리가 높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올 1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대건설의 미청구 공사 대금이 2조5047억원으로 건설사 가운데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결재무제표상 계열사까지 포함하면 4조원을 웃돈다. 매출액의 5% 이상을 차지하는 25개 공사 가운데 공사 대금을 받지 못한 사업장이 14곳에 달했다. 아랍에미리트(UAE) 원전에서 3926억원, 쿠웨이트 셰이크 자베르 코즈웨이 공사에서 1655억원의 미청구 공사액이 발생했다.
대우건설은 전체 미청구 공사액이 2조1411억원이었고, 이 중 매출액 5% 이상의 공사 21개 중 현장 13곳에서 미청구 공사 대금 9874억원이 발생했다. 모로코 사피 민자발전소 2334억원, 사우디아라비아 자잔 리파이너리·터미널 프로젝트 1079억원 등을 청구하지 못했다.
삼성물산의 총미청구 공사액은 1조6000억원 규모로 이 중 매출액 대비 5% 이상 현장 26곳 중 15곳에서 7295억원 규모의 미청구 공사 대금이 생겼다. GS건설의 미청구 공사 대금은 1조7384억원 규모였다. 이 가운데 매출액 대비 5% 이상의 현장 24곳 중 18곳에서 미청구 공사 대금 8433억원이 나왔다. 대림산업은 1조2356억원(매출 5% 이상 사업장 10곳 2425억9300만원)을 미청구 공사액으로 신고했다.
조윤호 동부증권 연구원은 "공사 진행률이 20% 이상이고 미청구 공사액·미수금 총액이 기매출액의 30%가 넘는 현장을 살펴보니 대우건설 3곳, 현대건설(연결 기준) 2곳, 삼성엔지니어링 2곳, GS건설은 1곳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청구 공사액이 많은 준공
■ <용어 설명>
▷ 미청구 공사금 : 건설사가 공사를 하고도 청구하지 못한 대금. 잦은 설계 변경 등으로 발생한 추가 공사비를 발주처가 인정하지 않을 때 주로 발생한다. 발주처가 인정했지만 제때 지급하지 못한 미수금과는 다르다.
[김태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