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 분석 / 풍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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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산은 구리 아연 같은 비철금속을 소재로 신동제품을 제조·가공·판매하는 신동사업과 각종 탄약류를 제조·판매하는 방산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풍산이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할 수 있었던 데는 연간 매출 중 60~70%를 차지하는 신동 부문 실적 개선 영향이 컸다. 신동제품 출하량이 전 분기에 비해 8% 증가하면서 4만7000t에 달했다.
또 원재료인 구리 가격(전기동)도 1월 평균 t당 4463달러에서 3월 평균 t당 4948달러로 상승하며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원자재 가격이 상승세를 타자 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구리 제품을 사두려는 수요가 몰렸고, 제품 판매단가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중국발 공급과잉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생산량 구조 조정에 나선 것도 수익성을 높이는 데 주효했다.
또 다른 주력 사업인 방산 분야에서도 1분기가 업계 비수기인데도 불구하고 기대 이상 성과를 냈다. 풍산의 1분기 방산 매출액은 1402억원으로 시장 예상치 1200억원보다 20%, 전년 동기보다 49% 증가했다. 내수 대비 수익성이 좋은 방산 수출액이 작년보다 112% 늘어난 635억원으로 급증한 덕분이다.
김승주 풍산 IR 담당 과장은 "올해 말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미국 시장에서 레저용 및 수렵용 탄환 수요가 크게 늘어나 매출을 끌어올렸다"면서 "대선 공약으로 총기 규제 이슈가 부상하기 전에 실탄을 비축해 두려는 총기 소유자들이 몰린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자회사들 실적도 점차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중동 탄약 시장 수출이 지난해 적극적인 시장 개척과 판촉 활동을 펼친 결과 완만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그동안 구리 가격 하락으로 계속 적자를 입었던 미국 신동사업법인 PMX는 분기 순이익 16억원을 내며 흑자 전환했다. 레저용 탄환 업체인 PAC도 24억원 규모 분기 순이익을 내며 이익 폭을 키웠다.
전문가들은 2분기에도 풍산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방산업계는 통상적으로 1분기에 매출이 부진하다가 2분기 성수기를 맞아 매출이 크게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중동지역 정정 불안이 계속되면서 탄약 수출 물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면서 "올해는 대한민국 국방부와의 탄약 납품 계약이 2분기에 집중되기에 시장에서도 성장 폭이 클 전망"이라고 밝혔다. 신동사업도 매년 2분기가 성수기다. 전방 산업인 건설, 조선, 자동차 등의 조업 일수가 늘어남에 따라 구리 제품 수요도 크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주력 사업 전반에서 2분기에 매출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다만 구리 가격 변동에 따라 실적이 좌우된다는 점은 잠재적 위협 요소로 꼽힌다. 구리 가격은 2011년 8월 최고치인 t당 9827달러를 기록한 후 4년간 지속적으로 하락했다가 올해 1월에 최저가인 t당 4310달러로 바닥을 다진 후 반등해 t당 4500~5000달러 선을 오가고 있다. 원자재 가격은 달러 가치와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는데, 향후 미국 금리 인상으로
김 과장은 "현재 회사에서는 구리 가격이 큰 폭의 변동 없이 t당 5000달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사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유태양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